검찰이 최순실 씨 딸인 정유라 씨(20)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 조사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장 사장을 18일 오전 소환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특수본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는 별도로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여원)를 송금한 배경을 조사 중이다. 당초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지원한 이 돈이 실제로는 독일 명마 ‘비타나V’ 구입 등 정씨 개인을 위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장 사장은 당시 보고·결재 라인에 있었다. 검찰은 장 사장이 비덱스포츠를 지원하기로 한 배경에 대가성은 없었는지, 최씨로부터 지원 강요를 받지는 않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삼성이 최씨가 계획한 스포츠센터 건립 등에 필요한 자금 2200만유로(약 280억원)를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장 사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사무실도 함께 수색했다. 황 전무는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박 사장은 12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박 사장과 황 전무는 승마 유망주 지원 ‘중장기 로드맵’이란 계획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 계획에는 정씨의 주 종목인 마장마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특혜 의혹을 키웠다.

검찰은 이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다. 김 전 차관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할 것을 기업에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