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미국하원 1인자 된 라이언…트럼프 도울까, 또 각 세울까
폴 라이언 미국 연방하원의장(공화당·46·사진)이 사실상 재선에 성공했다. 라이언 의장은 2018년 중간선거 전까지 실질적인 입법부 수장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국정을 책임지게 됐다.

미 공화당은 15일(현지시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라이언 의장을 차기 하원의장 단독 후보로 추대했다. 하원의장 선거는 2년마다 치러지며 다음 회기 의장을 뽑은 선거는 내년 1월 열린다. 공화당이 하원 의석(435석)의 절반을 넘는 238석을 차지하고 있어 라이언 의장은 과반 선출로 뽑는 하원의장에 사실상 선출됐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동료 의원들에 의해 하원의장 후보로 추대된 것을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더 큰 일을 할 때”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의 권력은 막강하다. 대통령·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로, 대통령과 부통령 유고 시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다. 또 하원의 다수당 대표로 각 상임위원장 선출 때 결정권을 갖고 쟁점 법안의 신속 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밖에 입법 현안을 조정하고 발의된 법안을 다룰 위원회를 지정하는 등 의회 운영에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겸임하며 상원에서 표결이 50 대 50으로 동수일 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것 이상의 권한이 없다.

라이언 의장은 차기 회기에서 오바마케어(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폐지 및 감세, 대대적 규제 완화, 이민법 개정 등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을 국회에서 입법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의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불법체류자 강제 추방, 동맹관계 재정립 등의 공약에 대해서는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를 흔든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하게 낸 바 있어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마찰도 예상된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