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언 교수 "혼밥·혼술은 성숙의 증거…외로움 조절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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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집 '프로이트의 의자' 개정판 낸 정도언 서울대병원 교수
한국인 첫 국제정신분석가 자격
지난 5일 학술대회 '30년 기록' 남겨
내년 2월 정년…"개인연구소 열 것"
한국인 첫 국제정신분석가 자격
지난 5일 학술대회 '30년 기록' 남겨
내년 2월 정년…"개인연구소 열 것"

정도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이 혼자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것 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사회 문화의 중심이 단체에서 개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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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국내 1호 국제정신분석가다. 정신분석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세운 국제정신분석학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2004년 국제정신분석가 자격을 받았다. 정 교수는 30여년 동안 인간의 무의식을 연구했다. 정신과 의사들을 정신분석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둔 정 교수는 지난 10일 에세이집 《프로이트의 의자》 개정판을 냈다. 국제 학술대회도 열었다. 그는 “(학술대회를 열어서라도) 이렇게 남기지 않으면 후배들이 서울대에서 내가 걸어온 30년, 길게는 65년 생애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학술대회는 후배에게 선배가 간 길을 요약해 보여주고 ‘당신들은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다”며 “어떤 업종이든 후배들을 위해 기록을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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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은퇴 후 개인 연구소를 차려 정신분석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공식 명칭은 JD연구원이지만 비공식 명칭은 ‘내 맘대로 살기 위해 만든 연구원’”이라며 “이곳에서 인터넷 방송도 하고 상업적 가치가 없어 외면당하는 책도 출판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정년퇴임을 세 번째 출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생물학적 탄생이 첫 번째 출생이라면 직업을 갖고 전문가가 된 것이 두 번째 출생, 퇴임으로 조직을 떠나는 것은 세 번째 출생”이라고 했다. 이어 “은퇴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섭섭하지 않으냐고 묻지만 오히려 내년 3월 시작될 새 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