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남기 영결식 추도사…"민주주의 후퇴 목도해 착잡"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5일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참석해 "국민이 뽑아준 권력이 다시는 국민을 희생시키지 않도록 우리가 지키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고인에 대해 "정의롭고 올바른 사회를 위해 역사의 현장에서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온, 현장의 선구자였다"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폭압적 공권력은 1년이 지나도록 국민 목숨을 희생시키고도 사과조차 없다"며 "무너진 헌정질서를 마비시키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무도한 집권세력은 오히려 국가폭력을 비호하며 백 농민의 죽음을 능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서니 국민의 가슴에 묻은 세월호 아이들도 떠오른다"며 "국가의 무책임과 구조적 폭력으로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그 아이들이 이 자리를 지켜볼 것"이라며 "더 나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추도사에서 "정치적 민주화를 쟁취한 지 30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이 땅에서 공권력에 의한 죽음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사회 곳곳에 민주주의 후퇴현상을 목도하게 돼 착잡한 마음"이라며 "반드시 특검으로 백남기 선생의 사인을 밝히는 게 우리의 몫으로, 다시는 이 땅에 공권력에 의한 폭력과 희생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고인이 쓰러진 뒤 317일간 박근혜 정권은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공식 사과도 하지 않았다.

고인 사망 뒤에도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사를 병사나 제3의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사인을 조작하기 위해 고인에 대한 부검을 강행하려 했다"며 "유족과 국민은 추모 여유조차 없이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인께선 생전에 다 하지 못했던 일을 살아남은 우리에게 넘기고 평화와 정의가 충만한 세상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 바란다"며 "고인이 그렇게도 걱정했던 농민의 생활향상을 위해, 특히 쌀값 폭락 대책을 위해 저와 국민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총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