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굴이 13살 소년?…강동원, '가려진 시간'서 순수의 결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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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이 13살짜리 소년으로 돌아왔다. 신부님부터 사기꾼까지 완벽히 소화해낸 그가 '가려진 시간'을 통해 순수함의 끝을 그려냈다.
영화 '가려진 시간'은 큰 파도 앞에 성인 남자와 소녀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담긴 한 장의 그림에서 영감 받았다.
그림의 느낌을 전하듯 잔잔하고 신비로운 영상과 배우들의 풍부한 감정이 더해져 상영 시간 120분을 꽉 채웠다.
영화는 수린(신은수)이 겪은 이상한 경험에서 출발한다. 수린은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산으로 갔다가 모두 실종되고 혼자서만 돌아온다.
며칠 뒤 '가려진 시간'에 갇혔던 성민(강동원)이 수린 앞에 나타난다. 수린은 그가 친구 성민임을 확신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이 겪은 일을 전혀 믿지 않는다.
알을 깨면 멈춰진 시간에 갇히는 판타지적 설정, 실종사건이라는 현실적 전개는 마치 두 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강동원은 영화 시작 40분 후에야 등장한다. '키 185cm 이상'이라는 꿈을 가진 어린 성민은 '가려진 시간' 속에서 겉모습만 어른이 되어간다.
친구와 단둘이 남은 세상에서 나눗셈조차 못 하는 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에 갇힌 성민의 담담함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성민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지 고심했다.
그는 "내가 느끼는 감정보다 관객들의 생각이 중요했다"며 "소년이 갑자기 어른이 돼서 돌아온 것을 이해시킬 적정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린이 성민을 믿고 그의 긴 머리를 잘라줄 때는 10 년 전 '늑대의 유혹' 강동원을 떠올리게 한다. 소년 같은 맑은 눈망울과 순수한 얼굴로 한층 깊어진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수린과 성민의 서로를 향한 믿음, 진실을 외면한 세상은 철저하게 대비된다. 실종사건을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비슷한 일들을 관객의 머릿속에 떠오르게끔 한다.
엄태화 감독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직접적으로 드려내려던 건 아니다"면서도 "의도했든 아니든 관객에게 전달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건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영화 '가려진 시간'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영화 '가려진 시간'은 큰 파도 앞에 성인 남자와 소녀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담긴 한 장의 그림에서 영감 받았다.
그림의 느낌을 전하듯 잔잔하고 신비로운 영상과 배우들의 풍부한 감정이 더해져 상영 시간 120분을 꽉 채웠다.
영화는 수린(신은수)이 겪은 이상한 경험에서 출발한다. 수린은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산으로 갔다가 모두 실종되고 혼자서만 돌아온다.
며칠 뒤 '가려진 시간'에 갇혔던 성민(강동원)이 수린 앞에 나타난다. 수린은 그가 친구 성민임을 확신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이 겪은 일을 전혀 믿지 않는다.
알을 깨면 멈춰진 시간에 갇히는 판타지적 설정, 실종사건이라는 현실적 전개는 마치 두 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강동원은 영화 시작 40분 후에야 등장한다. '키 185cm 이상'이라는 꿈을 가진 어린 성민은 '가려진 시간' 속에서 겉모습만 어른이 되어간다.
친구와 단둘이 남은 세상에서 나눗셈조차 못 하는 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에 갇힌 성민의 담담함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성민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지 고심했다.
그는 "내가 느끼는 감정보다 관객들의 생각이 중요했다"며 "소년이 갑자기 어른이 돼서 돌아온 것을 이해시킬 적정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린이 성민을 믿고 그의 긴 머리를 잘라줄 때는 10 년 전 '늑대의 유혹' 강동원을 떠올리게 한다. 소년 같은 맑은 눈망울과 순수한 얼굴로 한층 깊어진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수린과 성민의 서로를 향한 믿음, 진실을 외면한 세상은 철저하게 대비된다. 실종사건을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비슷한 일들을 관객의 머릿속에 떠오르게끔 한다.
엄태화 감독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직접적으로 드려내려던 건 아니다"면서도 "의도했든 아니든 관객에게 전달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건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영화 '가려진 시간'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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