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 여파로 제약·바이오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도 우량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옥석 가리기’에 나선 벤처캐피털 등이 기술력이 검증된 일부 기업에 쏠리면서 바이오 벤처기업이 투자 조건을 따져 가며 골라 받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유전자가위 전문기업 툴젠은 미래창조 LB선도기업 투자펀드, SEMA-인터베스트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 투자조합, KTBN 벤처투자조합 등에서 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툴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가위 특허를 보유한 회사다. 유전자가위는 단백질이나 리보핵산(RNA) 등 생체 물질로 구성된 효소로 유전자 정보를 교정하는 기술로, 세계 바이오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다.
툴젠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39만1499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보통주 투자가 아니면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확보한 투자금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 벤처기업인 에이비온은 지난 4일 보통주 발행을 통해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등에서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비온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위암 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업계에서는 벤처캐피털이 보통주 배정방식의 투자에 나선 것은 검증된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초만 해도 바이오 벤처기업 대부분이 전환사채(CB)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으로 투자를 받았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보유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탓에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거나 상장 등을 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되돌려주는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감수해야 했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벤처캐피털업계에서 바이오 투자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며 “잠재력이 큰 초기 바이오 벤처기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곳곳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돼 LG화학, KCC 등 대기업부터 제노레이, 유바이오로직스 등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주주제안이 잇따른다. 주로 자기주식(자사주) 비중이 높거나 주주환원에 인색한 상장 법인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주주 권한이 강화된 개정 상법이 발효되기 전 마지막 주총이라는 점도 이번 주총 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 주주제안 주총 안건 상정 봇물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KCC는 기존 주총 소집 공고를 재공시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수용해 오는 26일 개최되는 주총에서 유휴 자산인 삼성물산 지분 유동화와 자사주 전량 소각 건을 다룰 예정이다. 영국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털은 이달 31일 LG화학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일반 주주에게 자신들의 주주제안 안건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촉구했다. 팰리서캐피털은 이번 주총에서 선임 독립이사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등을 요구했다.소액주주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의결권을 결집하고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려는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코스닥 백신 제조사 유바이오로직스의 소액주주연대는 회사를 상대로 사외이사 선임부터 감사 추가 선임, 신주 발행 시 주주 동의를 거치도록 정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제노레이와 매일홀딩스도 이번 정기 주총에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을 두고 소액주주연대와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올해 주주제안 내용은 대체로 이사 선임과 주주환원 등이다. 특히 자사주 비중이 높거나 보유한 자산에 비해 주주환원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상장사에 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의 상징과도 같았던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매출 전망을 내놨다. 매출을 뛰어넘는 거액의 자본 지출로 우려를 샀던 클라우드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수주잔액도 크게 늘어나며 시장의 불안을 상당 부분 완화시켰다는 평가다.◇인프라 매출 84% 급증10일(현지시간)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71억9000만달러(약 25조3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69억1000만달러를 웃돈 수치다.영업이익은 54억6400만달러로 같은 기간 25% 증가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1.79달러로 예상치(1.70달러)를 웃돌았다.성장의 견인차는 클라우드 인프라(OCI)였다. 오라클이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AI 기업에 대여하는 사업 부문이다. OCI 매출은 전년 대비 84% 급증한 49억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 성장률(68%)을 크게 넘어섰다. 월가에서 예상한 성장률(79%)도 뛰어넘었다. 오픈AI, 메타 등 거대 기술기업들이 AI 모델 학습 및 추론을 위해 오라클의 인프라 채택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OCI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포함한 전체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89억달러로 나타났다.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4분기만을 남겨둔 2026회계연도 매출은 670억달러로 유지했지만,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은 기존보다 10억달러 상향한 90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866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근거로는 폭증한 수주잔액을 제시했다. 오라클 경영진이 공개한 수주잔액은 전년 대비 325% 급증한 5530억달러다.◇월가의 말썽쟁이 벗어날까오라클은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주환원 강화와 독립이사 도입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상법 개정 여파로 소액주주와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행동주의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한국경제신문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나온 상장법인(12월 결산) 정기 주총 공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주주제안으로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117건(상장법인 34개)이었다. 작년 동기 70건(상장법인 27개)보다 67%가량 늘어난 수치다. 12월 결산 상장법인은 오는 17일까지 주총 소집 공고를 해야 하는 만큼 주주제안 안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주주제안 내용을 보면 주주들이 추천하는 이사·감사를 선임하라는 안건이 64건(54.70%)으로 가장 많았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안건이 26건(22.22%)으로 그 뒤를 이었다.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코웨이와 DB손해보험, 덴티움 등 6개 상장사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KCC를 상대로 삼성물산 주식 유동화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제안을 했다.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상장사도 적지 않다. 공작기계 업체인 스맥과 SNT그룹 간 경영권 분쟁은 주총 의안 상정 가처분 소송으로 이어졌다. 적자나도 배당 vs 무리한 요구…法 발효 전 '막판 사투' 기업-주주 간 '표대결' 예고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곳곳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돼 LG화학, KCC 등 대기업부터 제노레이, 유바이오로직스 등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주주제안이 잇따른다. 주로 자기주식(자사주) 비중이 높거나 주주환원에 인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