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해외에서 미래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IT(정보기술)·제약회사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해외주식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투자액 상위 10개중 8개는 IT업체, 2개는 제약회사였다.

지난 6월기준 최다 투자회사는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으로 총 9억1000만달러(약 1조210억원)를 투자했다. 애플(7억700만달러)과 아마존(6억73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6억6700만달러),페이스북(5억6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존슨앤존슨(5억700만달러)과 화이자(4억3700만달러) 등 제약·바이오 업체도 10위권에 포함됐다.

중국 인터넷 회사인 텐센트(4억2700만달러)는 올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메신저 위챗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1위인 슈퍼셀을 지난 6월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국민연금 투자 4위권에 포진했었던 미국 4대은행인 웰스파고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웰스파고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6월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애플(1억4200만달러)이었고, 2위와 3위는 세계 최대 정유사인 미국 엑슨모빌(1억100만달러)과 영국 최대 모기지 대출 은행인 로이드뱅킹그룹(8,800만달러)이었다. 중국 알리바바에 대한 순매수 규모도 7900만달러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미국 최대 자동차 AS 부품사인 어드밴스 오토파츠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순매도규모는 총 6600만달러에 달했다. BNP파리바(금융)와 링크드인(IT)도 순매도액이 각각 6100만달러와 5300만달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 국민연금의 전체 투자액 중 해외주식 투자비중은 13.6%로 2012년 8.0% 대비 5.6%p 높아졌다. 해외투자비중은 늘었지만 연평균 수익률은 9.2%에서 –0.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 의원은 “국민연금은 투자 다변화를 위해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 등 해외 거시경제 상황과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면밀히 분석해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