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상상과 미래현실
‘상상은 자유다.’ 공상적이고 실현 불가능하거나 지어낸 소문 같은 걸 한마디로 불신하며 폐기할 때 함의적 표현으로 잘 쓰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정치적 화두로 떠오르고 이 혁신적 변화의 물결 앞에서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어마어마한 변화와 알 수 없는 우리의 미래까지 생각하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마저 든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인공지능 기술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룰 티칭’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룰 티칭은 인간의 인식지능을 규칙화해서 이를 기계에 가르치는 구조인데 이 학습 방법으로는 제대로 된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없었다. 그런데 기계가 빅데이터를 놓고 스스로 반복, 학습하도록 하는 ‘머신러닝’으로 전환하자 바로 ‘알파고’가 나왔다.

이제 기계가 반복 학습으로 인간의 지적 활동과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인간의 ‘자유의지’ ‘자아의식’ ‘자율성’ 이런 것도 학습을 통해 기계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니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도 가능한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영적인 본성과 능력이 있어 사물이나 다른 동식물과 너무도 다른 차원의 존재라는 견해에 동의한다면, 영적인 능력 또한 기계가 학습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다.

여하튼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꿈 같은, 혹은 무서운 미래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제임스 배럿의 말대로 ‘인류 최후의 발명’인 인공지능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 사라져 갈 일거리와 산업, 그리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앞에 놓인 큰 과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가 가져올 충격은 이전의 것과는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그 충격을 흡수하고 뛰어넘기 위해서는 사회가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하고 경제영역에서도 구조와 틀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구조조정, 규제개혁은 물론 교육부터 문화와 사회 경제 각 부문을 업그레이드할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이 불확실한 미지의 상대를 지혜롭게 맞이하고, 창조적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개인의 자아의식과 자유의지, 영적 통찰력을 모아내는 과학정신 개척운동과 교육정책적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제는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상상은 자유다 그리고 현실이 된다.

조영곤 < 화우 대표변호사 ykoncho@yoon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