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규 특허청장(왼쪽 네 번째)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다섯 번째)이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최동규 특허청장(왼쪽 네 번째)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다섯 번째)이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특허청 상표권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7월 중국산 위조 엔진부품을 코레일 대전 철도차량정비단에 납품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김모씨(65)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중국에서 위조된 미국 커민스사의 엔진부품(납품계약가 1700만원)을 코레일에 공급한 혐의다.

지난 3월에도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은 유명 상표를 도용한 가방과 지갑, 시계 등 중국산 위조상품 3200억여원(정품 시가)어치를 국내에 들여와 유통·판매해온 일당을 붙잡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위조상품 불법 거래가 잦은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 대규모 상습 위조상품 유통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를 도입한 2010년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상표법 등의 위반 혐의로 모두 1893명을 형사입건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압수 물품만도 363만484점에 달했다. 특허청이 온·오프라인 위조상품 단속을 강화하고, 유관기관 간 협력 강화를 통해 국내 위조상품 유통 근절에 앞장선 결과다.



위조상품 기획수사 강화

특허청은 국민 생활에 영향이 큰 위조상품의 기획수사를 연중 벌인다. 국내 유망 중소기업 브랜드 침해사범과 가짜 의약품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위조상품을 단속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등 안전 관련 품목, 위해물질이 함유된 위조상품 등을 주요 단속 품목으로 선정해 기획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허청은 최근 온라인 위조상품 사이트 폐쇄 및 판매 중지 위주의 단속에서 상습 판매자 처벌 위주로 단속 방향을 전환했다. 위조상품 판매자가 처벌받아도 계속 사이트를 개설하고 있어서다.

특허청은 특사경 내에 ‘온라인 상습사이트 수사팀’을 꾸리고 상습 판매자 형사처벌 강화 및 오픈마켓·포털사 등 판매사이트 점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년간 3만1065개의 오픈마켓을 판매 중지시켰고 개인쇼핑몰 3086개를 폐쇄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온라인 위조상품 판매 개인쇼핑몰의 경우 타인 명의 도용, 대포통장 사용, 허위주소 기재 등으로 인적사항 및 판매장소 등을 추적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위조상품 판매행위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도 한다.



특사경 지역사무소 확대

특허청은 특사경 지역사무소를 앞으로 두 군데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부산에 있는 특사경 지역사무소에 이어 대구·경북지역, 광주·호남지역에 각각 증설을 추진한다.

특허청은 특사경 수사 노하우를 담은 매뉴얼을 발간하고 경찰 수사장비도 도입하기로 했다. 신규 수사관 등의 수사 역량 제고를 위해 수사절차, 수사실무 등을 정리한 매뉴얼을 발간하고 수사 전문 교육기관인 법무연수원 수사실무과정, 경찰청 사이버범죄 등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낡은 장비도 현대화해 채증, 녹취 등의 경찰수사장비로 과학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위조상품은 상품 유통구조를 혼란하게 해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등 국내 산업 발전을 크게 저해한다”며 “국가와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경제협상에서 불이익과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