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전략으로 자리 잡은 M&A] M&A에 쓴 돈 5조달러 넘었지만…성공은 30% 불과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쓴 돈은 5868조원에 달했다. 사상 처음 5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렇게 많은 M&A가 이뤄지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성공 확률을 높아야 30% 정도로 보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인수하고 나면 시너지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몰 이베이는 인터넷 전화 업체 스카이프를 인수해 인터넷 쇼핑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접목하려 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하며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의 시너지를 노렸지만 결국은 접었다.

과도한 인수금액은 ‘승자의 저주’로 돌아왔다. HP는 영국의 검색엔진 업체 오토노미를 인수한 뒤 타격을 입었다. 110억달러에 달하는 인수금액이 부담이었다. HP는 결국 오토노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도 M&A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은 2014년 스마트기기 업체 네스트를 인수했다. 네스트의 창업자 토니 파델은 올해 회사를 떠났다. 애플 출신인 그는 구글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애플 문화엔 구글과는 다른 비밀스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낮은 성공률을 극복하고 M&A에 성공한 기업 중엔 경쟁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곳들이 있다. 세계 1위 주류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는 잇따라 맥주 기업을 인수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브라질의 암베브가 벨기에 인터브루를 인수해 탄생한 인베브는 2008년 미국 회사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해 AB인베브가 됐다. 작년에는 세계 2위 맥주회사 사브밀러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을 평정했다. 중국의 최대 육류 가공업체 솽후아그룹도 2013년 세계 1위 돼지고기 가공 업체 스미스필드푸드를 인수하며 세계적 육가공 업체로 자리잡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