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홍만표·브로커 900여회 통화"…검찰측 증거 제시에 방청석 잠시 '술렁'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502호 법정. 김도형 부장판사(형사합의21부)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는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방청객이 몰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열기를 더했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둘러싼 법조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사진)의 1차 공판 현장이다.

검찰 측의 본격적인 공소사실 설명에 앞서 변호인 측은 “조세포탈 혐의에는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도 “아직 입장 정리가 명확하게 안 돼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의견은 다음 심리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각종 진술서 등 방대한 양의 증거를 내세우며 1시간 넘게 변호사법 위반 입증에 주력했다. 정 전 대표와 브로커 이민희 씨, 홍 변호사 3자 간 통화 횟수가 922회나 된다는 증거를 제시하자 방청석이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정 전 대표가 상습도박으로 구속될 무렵 ‘(정 전 대표가) 여기저기 떼쓴다고 검찰이 화가 났으니 잘 설명하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하니 향후 수사 확대 방지나 구형을 최소화하자’, ‘차장·부장(검사) 통해서 추가 수사하지 않는 걸로 얘기했다’는 등의 문자를 홍 변호사가 정 전 대표에게 보냈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수척한 모습으로 변호인석에 앉아 있던 홍 변호사는 가끔 시야를 아래로 두긴 했지만 시종 입을 굳게 다물고 비장한 표정이었다. 변호인에게 귓속말을 하고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상엽 기자/정석현 인턴기자(동국대 4년)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