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우 인물] '레슬링' 김현우, 아름다운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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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부상 딛고 동메달 들어메친 '진정한 승자'
러시아 선수와 16강전서 편파판정으로 금메달 무산
3, 4위전서 팔꿈치 탈골…불굴의 정신력으로 역전승
러시아 선수와 16강전서 편파판정으로 금메달 무산
3, 4위전서 팔꿈치 탈골…불굴의 정신력으로 역전승

하지만 심판들의 판단은 달랐다. 2점만 인정한 채 되려 비디오 판독 요청에 따른 페널티 1점까지 주는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내놨다. 퉁퉁 부은 눈으로 지난 런던올림픽 한국 레슬링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던 ‘레슬링 간판’ 김현우(28·삼성생명)의 2회 연속 금메달 꿈은 이렇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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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금메달 라이벌이던 블라소프와 맞붙은 이날 16강전은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경기를 마친 김현우는 “4년 동안 오로지 금메달만 생각하며 모든 걸 포기하고 살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현우는 패자부활전 출전을 위해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맸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뒤로하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16강전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안한봉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감독이 던진 “하늘을 감동시켜야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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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현우는 2피리어드 경기 막판 스탠딩 상황에서 부상한 팔로 4점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하며 6-4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과 부상을 이겨낸, 금메달 이상의 값진 동메달이었다.
경기를 마친 그는 눈시울을 적신 채 ‘태극기 큰절’ 세리머니를 펼쳤다. 광복절 금메달 소식과 함께 선보이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한 세리머니였다. 매트 위에 태극기를 깔고 응원해준 국민과 가족에게 큰절을 올린 그는 “판정은 지나간 일이다. 4년 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생각나면서 아쉬워 눈물이 났다. 기대하고 있을 가족이나 국민들이 모두 응원을 많이 해줬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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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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