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로 밖에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 요즘, 아이들과 손잡고 시원한 극장으로 피서를 떠나보면 어떨까.

최대 성수기인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제작된 다양한 애니메이션들이 상영 중이거나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앞세워 동심을 자극하거나 극영화를 보듯 암울한 현실을 반영한 작품까지 애니메이션의 스펙트럼도 넓어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취향에 따라 골라볼 수 있다.

8일 영화계에 따르면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는 이달 10일 개봉을 앞둔 '슈퍼 프렌즈'가 눈에 띈다.

미래도시를 파괴하려는 악당의 음모에 휘말려 얼떨결에 도시를 구하는 샘과 그가 발명한 괴짜 로봇들의 활약을 그렸다.

괴짜 로봇 캐릭터로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등장해 친근감이 느껴진다.

미래를 배경으로 '허당' 로봇들이 영웅이 되는 과정을 화려한 액션을 가미해 그려내 볼거리도 많다.

'파이 스토리'의 이경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참여한 제프 자넬리 음악 감독이 음악을 담당하는 등 할리우드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오는 17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애니메이션 '카이: 겨울 호수의 전설'도 올여름 기대작 중 하나다.

'마리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등의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이성강 감독의 신작이다.

눈의 여왕의 마법에 걸려 얼어붙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 소년 카이의 모험이 주된 줄거리다.

세계 각국에서 수없이 많이 제작된 안데르센의 고전 '눈의 여왕'에서 큰 줄기는 가져왔지만, 한국적 정서와 풍광 등을 녹여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원작에 선행하는 사건을 다룬 속편)에 해당한다.

'부산행'의 석우(공유) 부녀가 부산행 KTX에 오르기 전 서울역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집을 나온 소녀 혜선(심은경)과 그의 남자친구 기웅(이준), 그리고 딸을 찾아 나선 아버지(류승룡)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부산행'이 극한 상황 속에서도 때때로 유머러스하고 희망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면 '서울역'은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평이 많다.

개봉은 8월 18일.



일본 애니메이션들도 줄줄이 개봉 대기 중이다.

2008년 국내에 선보였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25일 한국 관객을 다시 찾는다.

초등학생 소년 '코이치'가 환상의 동물인 갓파 '쿠'를 만나 겪게 되는 특별한 여름방학 이야기로, 한국 성우들의 목소리를 입혀 개봉된다.

지난 3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20주년 기념 작품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도 지금까지 33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올 여름 애니메이션의 최강자는 할리우드 작품인 '마이펫의 이중생활'이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한국영화 대작들 사이에서 선전 중이다.

집 주인이 집을 비우자마자 집안을 휘저으며 파티를 벌이는 애완동물들의 색다른 모습과 강아지, 고양이, 새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웃음을 준다.

'슈퍼배드' 시리즈와 '미니언즈'를 만든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의 신작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