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 부족…투자 신중해야
18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인 K-OTC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3억900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3억~4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분기 이후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월 680만주까지 떨어진 월간 거래량도 이달엔 이날까지 1146만주로 증가했다. 장외주식 중개사이트 프리스닥의 정인식 대표는 “올해 기업공개(IPO)가 활발해지면서 IPO가 임박한 업체 중심으로 장외시장에서 거래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포켓몬고의 인기로 AR, 가상현실(VR)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신기술을 갖춘 비상장업체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0년 정보기술(IT)과 2015년 바이오 등 특정 업종의 비즈니스 성공 사례가 나올 때마다 장외시장 투자가 항상 붐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정승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포켓몬고의 성공은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투자가치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계기”라며 “비상장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비상장업체 중 VR업체인 에프엑스기어와 관련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인 아이코닉스, VR게임 개발 전문업체 스코넥 등이 장외시장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프엑스기어 주가는 지난 15일 비상장주식시장에서 2.8%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바이오업체 역시 신기술 인증을 이어가면서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오신약개발 전문업체인 와이디생명과학은 연초보다 121%, 메가젠임플란트는 95%, 노바렉스는 45% 올랐다.
하지만 비상장주식은 기업 정보가 부족한 데다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IPO를 준비했다가 무산되거나 IPO에 성공한다고 해도 차익 실현에 실패할 수도 있다. 공개적인 시장이 아닌 인맥 위주의 다단계식 영업망을 통해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 정 연구원은 “인터넷 사이트나 중개인을 통해 하는 개인 간 거래는 주가나 체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가격 조작의 위험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