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렌탈서비스 '홀로서기'…'미래' 브랜드 신제품 출시
"중저가 시장 장악 나설 것…비데 등 생활가전도 확대"

◆“내년 현대백화점 브랜드 반납”

그는 “대기업 브랜드를 쓰지 않아도 사업 확장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초기 시장 진입 땐 브랜드가 큰 도움이 됐지만 20만명 가까운 사용자를 확보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가 대표는 “지난 5월 미래 브랜드로 정수기 신제품을 내놨는데 신규 매출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사용자들이 브랜드보다는 디자인과 성능, 서비스를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렌털 약정기간 4~5년이 지난 뒤 재구매하는 비중도 80% 안팎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제품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게 특징이다. 정수기의 경우 얼음, 캡슐 커피, 탄산수 배출 등 부가 기능은 일절 없다. 대신 깨끗한 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저수조 소재를 위생에 좋은 스테인리스로 썼다. 물 나오는 입구(코크)가 분리돼 청소 또한 쉽게 할 수 있다. 필터 교체 등 관리 서비스도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한 번에 2L 이상의 냉수를 배출하는 등 용량도 넉넉하다. 렌털료는 월 2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정수기 렌털 시장에선 월 3만~4만원대 제품이 대부분이다.
◆“2년 안에 상장 완료”
가 대표는 원래 외식창업 전문가였다. 1994년 ‘피자맥’이란 피자 가게를 창업해 점포 수를 17개까지 늘렸다. 한때 월 20억~3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000년엔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를 설립했다. 매장 수 100개를 돌파한 2004년 회사를 매각해 큰돈을 벌기도 했다.
외식 사업을 할 때도 가 대표는 ‘가성비’를 중시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최대한 많이 판매해 이익을 얻는 구조였다. 피자맥은 13인치 큰 피자를 9900원에 팔아 인기를 끌었다. 이디야는 소규모 점포를 지향하며 점주들의 인테리어 비용과 가맹비 부담을 최대한 낮춰줬다. 본사는 커피를 많이 팔아 원부자재 등 물류 마진에서 수익을 얻었다.
현대렌탈서비스 또한 매출이 많지 않음에도 수익구조가 탄탄하다. 지난해 매출 211억원과 당기 순이익 2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설립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올해는 매출 3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가 대표는 “지난 4월 8만여개 렌털 계정을 보유한 제이앤지를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85%의 매출이 정수기에서 나오고 있어 공기청정기, 비데 등 다른 생활가전 쪽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존 정수기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품목 확장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 대표는 “투자 문의가 많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2년 안에 합병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