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조선 초기본', '경상북도본' 복각·인출

500년 전 조선 시대에 인쇄한 삼국유사를 목판으로 복원하는 사업이 첫 결실을 보았다.

경북도는 국정 과제인 문화융성을 선도하고 경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2015년부터 삼국유사 목판을 복원하고 있다.

삼국유사 목판은 없어지고 인쇄본만 전해짐에 따라 목판 원형을 복원해 삼국유사 역사 의의를 규명하고 전통 기록문화를 계승·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첫 성과물로 서울대 규장각에 있는 삼국유사 조선 중기본을 목판으로 새기는 작업을 끝냈다.

이번에 최초로 복원한 조선 중기본 판본은 5권 2책의 중종 임신본(1512년 간행)을 기준으로 했다.

중종 임신본은 현존하는 가장 온전한 형태의 삼국유사 목판 인쇄본으로 삼국유사 연구의 기초자료로 널리 활용한다.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판본조사와 목판 판각 과정을 거쳐 올해 2월 말 완료했다.

지난달 말에는 전통 방식으로 책을 만들었다.

완성한 책들은 경북도,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을 비롯해 관계기관 도서관, 박물관 등에 배부한다.

도는 조선 중기본에 이어 내년까지 조선 초기본, 경상북도본 3종을 차례로 복각(復刻)해 인출(印出)한다.

오침 안정법(五針 眼訂法 : 책의 등 쪽에 다섯 개의 구멍을 뚫고 실로 꿰매는 방식) 등 전통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

이를 위해 2015년 2월 50명으로 구성한 목판 사업 추진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군위읍 '사라온이야기마을' 안에 조선 시대 전통 공방 모습을 재현한 도감소 공방을 설치했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문학가 르 클레지오를 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도는 올해 말까지 조선 초기본 복각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경상북도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상북도본은 조선 시대 제작한 삼국유사 판본들을 비교·검토해 오·탈자 및 내용 오류를 바로잡은 교정본이다.

원본과 가장 가깝도록 표준화한 삼국유사 정본(定本)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조선 중기본 목판 복원을 기념해 8일 도청 강당에서 '삼국유사 목판 사업 조선 중기본 완료 보고회 및 경상북도본 정본화 학술대회'를 열었다.

조선 중종 임신본 복원 성과물 등 관련 전시품을 전시하고 사업추진 성과보고, 인출본 전달식을 했다.

이어 학술대회에서는 계명대 노중국 명예교수가 '경상북도 교감판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조선 초기본과 중종 임신본 비교 연구', 동국대 김복순 교수는 '삼국유사 인용 근거와 원전 비교 연구'를 각각 발표했다.

또 관련 학계 전공자가 참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삼국유사 정본화 방향을 토론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삼국유사 목판 사업은 한민족의 우수한 전통기록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다"며 "전통문화 유산을 전승하고 무한한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h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