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리조트 객실 절반이 비는데…수백억 들여 네 번째 리조트 짓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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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들은 이용 못해…특혜·예산 낭비 지적 잇따라
연내 후보지 정해 내년 착공…서울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일반 시민들은 이용 못해…특혜·예산 낭비 지적 잇따라
연내 후보지 정해 내년 착공…서울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서울시가 내년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 공무원과 가족만 이용할 수 있는 네 번째 리조트를 건립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 속초, 충남 서천, 충북 충주 수안보에 이어 또다시 서울시 공무원을 위한 전용리조트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리조트의 평균 공실률(지난해 평일 기준)이 50%에 육박하는데도 새 리조트 건설에 나서는 것은 공무원에 대한 지나친 특혜이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3일 “지난해 말 맡긴 제4공무원연수원 건립 타당성 최종 용역 결과를 지난달 받았다”며 “연내 최종 후보지 선정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해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속초와 서천, 수안보에 공무원연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름은 연수원이지만 사실상 숙박휴양시설로 이뤄진 고급 리조트라는 게 시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세 곳의 연수원은 서울시와 25개 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및 가족만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시민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무원들은 연간 지급받는 복지포인트를 활용해 연수원에 묵을 수 있다. 1박 기준 평균 2만원가량으로 민간 휴양시설에 비해 훨씬 싸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수원을 찾는 공무원과 가족이 많아 주말에는 객실을 구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 추가 연수원 건립이 필요하다는 서울시공무원노조의 요구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연수원이 지어질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직원들의 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시 연수원을 유치하기 위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인력개발과 관계자는 “연수원이 들어서면 해당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년 늘어나는 무상복지 예산 탓에 재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무원 전용리조트를 짓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07년과 2008년 문을 연 서천, 수안보연수원에는 각각 457억원과 424억원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시 안팎에서는 네 번째 연수원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공사를 하는 데 최소 500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수원을 완공해도 매년 운영비가 만만치 않게 투입된다. 서천과 수안보연수원을 운영·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만 매년 52억원에 달한다. 속초연수원 관리는 서울시가 민간에 위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평일 기준 연수원별 공실률은 속초 30.3%, 서천 55.4%, 수안보 49.9%에 이른다. 평일에는 객실이 절반가량 비어 있다는 얘기다. 주말에만 공실률이 10% 밑으로 떨어진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빈 객실을 일반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3일 “지난해 말 맡긴 제4공무원연수원 건립 타당성 최종 용역 결과를 지난달 받았다”며 “연내 최종 후보지 선정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해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속초와 서천, 수안보에 공무원연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름은 연수원이지만 사실상 숙박휴양시설로 이뤄진 고급 리조트라는 게 시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세 곳의 연수원은 서울시와 25개 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및 가족만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시민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무원들은 연간 지급받는 복지포인트를 활용해 연수원에 묵을 수 있다. 1박 기준 평균 2만원가량으로 민간 휴양시설에 비해 훨씬 싸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수원을 찾는 공무원과 가족이 많아 주말에는 객실을 구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 추가 연수원 건립이 필요하다는 서울시공무원노조의 요구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연수원이 지어질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직원들의 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시 연수원을 유치하기 위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인력개발과 관계자는 “연수원이 들어서면 해당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년 늘어나는 무상복지 예산 탓에 재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무원 전용리조트를 짓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07년과 2008년 문을 연 서천, 수안보연수원에는 각각 457억원과 424억원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시 안팎에서는 네 번째 연수원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공사를 하는 데 최소 500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수원을 완공해도 매년 운영비가 만만치 않게 투입된다. 서천과 수안보연수원을 운영·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만 매년 52억원에 달한다. 속초연수원 관리는 서울시가 민간에 위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평일 기준 연수원별 공실률은 속초 30.3%, 서천 55.4%, 수안보 49.9%에 이른다. 평일에는 객실이 절반가량 비어 있다는 얘기다. 주말에만 공실률이 10% 밑으로 떨어진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빈 객실을 일반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