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개인 납세자 늘었지만 세무조사는 수년째 감소세
국세청 세무조사 건수가 납세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과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는 전년보다 30건 줄어든 1만7003건으로 집계됐다. 2010년 1만8156건에 달한 세무조사 건수는 2011년 1만8110건, 2012년 1만8002건으로 줄었다. 2013년 1만8079건으로 소폭 올랐지만 이듬해 다시 1만7033건으로 뚝 떨어지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납세자 수가 늘고 있는 것과는 반대 현상이다.

2013년 52만개 수준이던 법인 수는 지난해 59만개가량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 납세자도 435만명 수준에서 505만명으로 증가했다. 연간 조사 건수에서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0.95%에서 2014년 0.94%, 지난해에는 0.89%로 낮아졌다. 성실 기업과 중소납세자 부담은 최소화하되, 불성실 신고 혐의자에 대해선 조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국세청 방침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은 국제 공조를 강화해 지능적 역외탈세에도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3월까지 6개월간 시행된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 기간에 신고하지 않은 탈세 혐의자에 대해서는 금융거래 추적조사 등을 활용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에는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하는 한국인 3~4명도 포함됐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총 세무조사 건수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탈세를 엄단해 공정한 과세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