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2위 펑산산 추격 따돌려…장하나 4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7년째 뛰고 있는 이민영(24·한화)은
2014년까지 3차례 우승하며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해 신장암에 걸려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3월 수술을 받은 이민명은 두달 동안 치료와 재활에 매달리느라 5월에야 투어에 복귀했다.

필드에 복귀한 지 14개월 만에 이민영은 우승을 신고하며 완벽한 재기를 알렸다.

이민영은 3일 중국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장(파72·6천14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중국 여자골프 최고 스타인 세계랭킹 12위 펑산산을 1타차로 따돌린 이민영은 2014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셜 이후 2년 만에 통산 네 번째 K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특히 암 수술을 받고 투어에 복귀한 이후 첫 우승이라 이민영의 감격은 더했다.

암을 이겨낸 뒤에도 작년과 올해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한두 걸음이 모자랐다.

지난해 두 달을 쉬고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14위를 차지해 정상급 실력을 과시한 이민영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8위(2억7천584만원)로 올라서며 KLPGA 투어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민영은 암 투병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많이 울었다는 그는 "암 수술을 받은 뒤 운동도 더 많이 하고 관리를 더 잘하다보니 몸은 더 좋아졌다"면서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고, 경기에만 집착하는 그런 골프를 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승 욕심은 버릴 수 없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이민영은 "그동안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소원을 이뤄서 기쁘다"고 말했다.

장하나(24·비씨카드)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민영은 전날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핀 위치 탓에 대부분 선수가 타수를 잃는 와중에 나 홀로 맹타를 휘둘렀다.

"코스가 어려워서 매홀 벌벌 떨었다"는 이민영은 "코스를 최대한 보지 않으려 했고 원래 안전하게 치는 내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나간 게 코스와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3번홀(파4)에서 이글성 버디로 포문을 연 이민영은 3개 홀 연속 버디로 단숨에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민영은 13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데 이어 어프로치샷 실수로 이날 첫 보기를 적어낸 바람에 펑산산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민영은 14번홀(파4) 3m 버디, 16번홀(파5) 1m 버디를 잡아내 12번(파4), 15번홀(파4)에서 1타씩 잃은 펑산산을 4타차로 따돌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민영은 17번홀(파3)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었지만 18번홀(파4)를 파로 마무리 지어 우승을 확정했다.

이민영은 "경기 중에 순위표를 보지 않으려 했다"면서 "마지막홀에서 두세타 앞선 걸 알고 살짝 울컥했다"고 말했다.

결혼하고 나서도, 아이 엄마가 되고서도 골프를 계속 하겠다는 그는 후원사인 한화가 개최하는 한화금융클래식을 비롯한 메이저대회 우승이 다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날 출전한 선수 67명 가운데 언더파 성적을 적어낸 선수는 이민영을 포함해 6명 뿐이었고 이민영의 68타는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로 기록됐다.

작년에 김효주(21·롯데)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던 펑산산은 17번홀(파3), 18번홀(파4) 연속 버디로 1타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2년 연속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민영의 우승으로 KLPGA투어가 해외에서 외국 투어와 공동으로 치른 16개 대회에서 모두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오르는 강세를 이어갔다.

1, 2라운드 선두를 달려 올해 KLPGA투어 대회 첫 우승을 바라봤던 장하나는 샷 난조로 5타를 잃어 4위(7언더파 209타)로 밀렸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