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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세상'으로 떠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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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플러 타계…사상과 철학

    미래 쇼크·제3의 물결 등 통해 지식 사회·정보화 사회 예측
    "한국은 유일하게 한 세대에서 1, 2, 3의 물결 만들어낸 나라"
    "저는 예언자가 아닙니다…현재 분석해 방향 도출해낼 뿐"
    '미래세상'으로 떠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지난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그는 지식기반 사회를 예측했고 중국의 경제개혁 등 굵직한 변화를 뒷받침했다. 지금의 저성장을 예견한 듯 한국을 자주 찾아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인은 그의 ‘혁신 속도론’에 감명받았고, 교육자는 ‘한국 교육은 시간 낭비만 한다’는 일침을 곱씹었다.
    '미래세상'으로 떠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인류의 미래를 내다본 선각자

    그의 이름을 듣는 사람은 《제3의 물결》이란 책 제목부터 떠올린다.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년,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 걸렸지만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은 30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인공지능(AI)의 시대에 그의 말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됐다. 이 책에 처음 언급된 재택근무가 현재 기업의 화두가 된 것처럼 36년 전 그의 생각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세상'으로 떠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김태유 서울대 교수는 “학문적으로 심오하거나 이론적 뿌리를 둔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인류 문명의 미래를 보여준 선각자였다”고 말했다.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토플러는 뉴욕대 졸업 뒤 미국 중서부 공업단지에서 용접공으로 일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노동전문 기자로 일한 그는 IBM에서 컴퓨터와 사회변화를 연구했다. 디지털 혁명과 21세기 자본주의의 미래를 아우르는 그의 생각은 여기서 움텄다. 《미래 쇼크》(1970년) 《제3의 물결》(1980년) 《권력이동》(1990년)을 10년 주기로 내놓으며 미래학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는 권력의 세 가지 원천을 저품질 권력인 폭력, 중간 품질인 부, 고품질인 지식으로 분류했다. 세계 권력구조가 붕괴되고 있으며 누가 새 지식네트워크를 통해 권력을 쥘 것인가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 개혁을 앞당기다

    학자들은 그의 책을 ‘과학적 방법론 없는 지적 유희’로 매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는 토플러의 예견대로였다. 그는 지식과 정보를 통해 누구나 자유의지를 펼치는 탈(脫)집중화 사회를 예견했다. 《제3의 물결》은 발간 직후 중국 개혁주의 지식인들의 ‘성서’가 됐다. 당시 자오쯔양 공산당 총서기는 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판매금지를 풀었고 중국의 개혁·개방을 앞당겼다.

    조동성 중국 청쿵경영대학원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미래를 예측한 역사학자 두 사람을 꼽자면 토플러와 마르크스”라며 “마르크스는 생산력과 생산단계의 변화에 주목했고, 토플러는 생산력의 원천이 노동력 토지 돈에서 정보로 바뀐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마르크스가 예견한 공산주의 사회는 실패한 실험으로 끝났고, 토플러가 말한 정보사회는 현실이 됐다.

    “미지의 21세기,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

    2006년 출판된 그의 책 《부의 미래》는 한발 나아가 새로운 부의 창출 시스템에 주목했다. 시간과 공간, 지식이란 세 요소가 함께 변화하는 ‘동시성’이 부를 창출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혁신속도론’도 여기서 나왔다. 기업은 시속 100마일로 달리는데 정부는 25마일, 정치조직은 3마일, 법은 1마일로 변화하므로 그 편차가 경제 사회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장기침체도 이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한 세대 안에 1, 2, 3의 물결을 모두 달성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면서도 “기술 변화에 사회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책의 마지막에서 그는 “이것도 한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고 썼다. 당시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자본주의의 미래를 너무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예언가가 아닙니다. 현재를 분석해 방향을 도출해낼 뿐입니다. 그 방향이 ‘살아볼 만한 세상’인 걸 어떡합니까.”

    김유미/오형주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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