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기에 지카 감염된 산모 아기 616명 분석

임신부가 임신 후기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태아에게 소두증 등 심각한 뇌 손상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콜롬비아의 공중보건 과학자들은 임신 3기(26주 이후)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 616명을 분석해본 결과 소두증이나 뇌 손상을 앓는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콜롬비아에서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보고된 사람 중 임신 3기에 감염증상이 나타난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모든 임신 단계에서 산모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안심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산모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아기가 소두증을 앓지 않더라도 선천적 시력·청력 장애와 발달 문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주저자인 마거릿 호네인 박사는 "임신 3기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의 아기로부터 소두증이나 뇌 손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안심이 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에서 임신 중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은 산모로부터 소두증 신생아 4명이 태어난 것도 확인했다며, 지카 바이러스가 증상 유무와 관계 없이 태아에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