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에 우는 울산 동구 유통가…현대백화점 월매출 40년 만에 두자릿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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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인근 식당·전통시장 '썰렁'
아파트값도 최대 10% 하락
인근 식당·전통시장 '썰렁'
아파트값도 최대 10% 하락


근로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동구 소비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에 따르면 올해 1~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었다. 5월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 감소했다. 백화점 월간 매출이 10% 이상 줄어든 것은 1976년 개점 이래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구지역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인근 부동산중개소마다 원룸·주택 ‘급매’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는 등 부동산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방어동 원룸 월 임대료는 지난해보다 10만원 정도 떨어졌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 45만~50만원에서 최근에는 300만원에 38만~40만원으로 내렸다.
동구지역엔 3000여가구의 원룸이 있다. 동구 전체 원룸의 공실률은 15~20%에 이른다. 조선소 근로자가 많은 방어동은 30%가 넘는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땅값 상승폭은 다른 지역보다 낮고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전체의 올 1분기 평균지가는 직전 분기보다 0.63% 상승해 전국 평균 상승률인 0.56%를 웃돌았다. 동구는 0.15% 오르는 데 그쳐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화정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9㎡)는 올 1월 3억3889만원에서 3월엔 2억9160만원에 거래돼 14%가량 떨어졌다.
송유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동구지회장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5~10% 떨어졌다”며 “동구 부동산시장은 현대중공업과 관련이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여파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이달부터 평일 잔업과 휴일 특근을 폐지한 데 이어 7월부터는 평일 고정 연장근무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동구 지역경제가 파탄날 것”이라며 “노사는 물론 울산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