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제공
첼리스트 양성원(49·사진)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객에게 숨은 명곡을 알리기 위해 애쓴다. 오는 9~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몽블랑과 함께하는 양성원의 체임버스토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6일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음악가의 영혼이 고스란히 담긴 주옥같은 곡들을 연주한다”며 “펠릭스 멘델스존, 에르뇌 도흐나니 등의 낯설지만 매력적인 곡들로 다채로운 음악축제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세종 체임버 시리즈’에 이어 그가 올해 기획한 실내악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다. 9일엔 19세기 독일 낭만파 음악가 멘델스존의 숨겨진 명곡들을 들려준다.

“첫 곡으로 연주할 ‘콘체르단테 변주곡 D장조 17번’은 한 그루의 나무가 계절마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듯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색채를 보여줍니다. 따뜻한 멜로디가 이어지다가 거칠고 강렬해지기도 하는 매력을 느껴보세요.”

이어지는 ‘현악 8중주 E플랫 장조 20번’은 멘델스존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그는 16세에 정교하면서도 장대한 이 곡을 작곡했다. 양성원은 “멘델스존은 모차르트를 넘어선 천재 작곡가”라며 “모차르트가 어릴 때 쓴 곡을 보면 뛰어나긴 해도 다른 사람이 흉내낼 수 있는 수준이지만, 멘델스존은 그 나이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창의적인 이 곡을 썼다”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김정원,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김은식, 비올리스트 김상진, ‘콰트렛K’ 등이 양성원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지난 4월 첫 실내악 무대에서 헝가리 작곡가 졸탄 코다이의 음악을 선보인 데 이어 10일에도 헝가리 클래식을 연주한다. 도흐나니의 ‘현악 트리오를 위한 세레나데 10번’이다. “헝가리 음악은 화려한 선율로 다른 유럽 클래식과는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죠. 집시들의 영혼이 살아 숨 쉰다고 할까요. 다소 투박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덕분에 그들의 음악에 더 강렬하게 빠질 겁니다.”

프랑스 음악가 에르네스트 쇼송의 ‘피아노 4중주 A장조 30번’, 독일 후기 낭만파의 대가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3번 c단조 60번’ 등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비올리스트 닝쉬가 함께한다. 양성원은 “음악은 진실한 마음의 표현”이라며 “다양한 작곡가들의 마음의 소리가 이번 공연을 통해 전해진다면 우리 클래식계의 연주 곡목도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