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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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사진)은 “올해 들어 국내외 면세점 판매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면세점에 입점해 달라는 요청도 늘고 있다”며 “올해만 국내외 일곱 곳 이상 면세점에 매장을 연다”고 말했다. “제이에스티나를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로 키우겠다”고도 했다.

로만손은 지난 1일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바꿨다. 김 회장이 1988년 창업한 뒤 28년간 써온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매출이 시계 브랜드 로만손보다 훨씬 많고, 국내외에서 지명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새 문패를 단 첫날 김 회장을 서울 가락본동 사옥에서 만났다.

○“시계처럼 정교하게 주얼리 설계”

김 회장은 “면세점 입점이 쉽지 않은데 단기간에 이렇게 매장 수를 크게 늘린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면세점은 그 지역 토산품 또는 명품만 취급하는 등 입점 요건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면세점을 중시하는 것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때문이다. 그는 “중국에 수출하는 주얼리 제품에는 관세가 붙기 때문에 유커를 공략하는 데는 면세점이 가장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러브콜 받는 제이에스티나, K주얼리 선도"
제이에스티나는 국내 22곳의 면세점에 매장을 냈다. 다음달 갤러리아 면세점에도 입점한다. 해외에선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에 있는 면세점에서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반기 태국 푸껫 등 면세점에 매장 두 곳을 추가로 낼 예정이다. 김 회장은 “면세점은 세계 관광객들이 오가는 곳”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제이에스티나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 아시아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유럽 미주 지역에서도 매장 개설 요청이 있었지만 당분간은 아시아 지역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평균 연령이 낮은 아시아 주얼리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브랜드 주얼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의 후예’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제이에스티나는 준비돼 있었기에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품질이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그는 “제이에스티나 품질은 경쟁사가 못 따라올 정도로 높다”며 “주얼리를 시계처럼 정교하게 설계한다”고 했다. “경쟁 브랜드는 외주 공장에 제품 스케치만 주는 데 반해 제이에스티나는 꼼꼼한 설계 도면을 제시하고 공정의 전 과정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오랫동안 연구해온 로만손 시계 제조 노하우를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만손 시계 올해 흑자전환”

차별화한 브랜드 전략도 성공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제이에스티나는 주얼리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혔다. 제이에스티나란 브랜드명은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공주로 불가리아 왕비가 된 실존 인물 조반나 에스티나의 이름에서 따왔다. 에스티나 왕비는 보수적인 왕가에서 소신 있고 당당하게 행동한 인물로 알려졌다. 제이에스티나는 ‘에스티나 왕비의 유럽 여행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등 브랜드 차별화에 힘썼다. 덕분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김 회장은 “제이에스티나의 전 제품을 사모으는 마니아층이 수백명”이라며 “이들을 초청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도 한다”고 했다.

시계 브랜드 로만손은 올해 흑자전환한 뒤 내년부터 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8년간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맡았던 김 회장은 지난 2월 말 경영에 복귀한 뒤 시계사업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그는 “유가 폭락 등으로 침체됐던 주요 시장인 러시아와 중동 등의 경기도 살아나고 있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