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시그니처 올레드 TV. / 제공 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 제공 LG전자.
[ 이진욱 기자 ] 중국 TV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전자LG전자가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시장(LCD) 점유율은 33.6%(판매량 기준)로 전년 37.1%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2.6%에서 21%로 LG전자는 14.5%에서 12.6%로 나란히 점유율이 줄었다.

반면 하이센스, TCL, 창홍, 하이얼 등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7.5%로 전년(21.8%)보다 5.7%p 상승했다. 시장 점유율 격차는 2014년 15.3%p에서 2015년에는 6.1%p차까지 좁혀졌다.

중국 업체들은 일본, 유럽 TV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특히 하이센스는 일본 샤프의 멕시코 공장 인수 영향으로 1분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3.8% 늘어난 347만대를 기록하면서 삼성, LG에 이어 3위로 뛰어 올랐다.

중국업체들은 LCD TV 시장뿐 아니라 커브드TV,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스카이워스는 올레드 TV 출시 3년만인 올해 20만대까지 판매량을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고, 향후 3년 동안 올레드 TV 비중을 1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스카이워스는 최근 LG디스플레이와 공동 연구개발한 하이엔드 HDR 기술을 적용시킨 4색4K HDR 알고리즘 OLED TV로 주목받기도 했다.

스카이워스뿐 아니라 콘카도 올해 초 올레드 제품에 주력하겠다고 공표했다. 콘카와 산하의 인터넷 TV 브랜드 KKTV는 잇따라 올레드 TV 신제품을 발표했다. 창홍도 가격 경쟁력을 가진 올레드 상품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26일 기준 중국 업체들의 올레드 TV 가격은 55인치 기준 270~290만원이다.

영상처리기술 등 화질 관련 기술은 국내업체들에 크게 뒤쳐져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껄끄러운 상대가 되고 있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LG디스플레이 등 LCD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대화면 올레드 투자를 확대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올레드 TV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며 “생산 원가가 낮아져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퀀텀닷 기술을 채용한 삼성전자 SUHD TV. / 제공 삼성전자.
퀀텀닷 기술을 채용한 삼성전자 SUHD TV. / 제공 삼성전자.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각기 다른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LCD TV로 중국업체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퀀텀닷' 기술과 HDR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반면, LG전자는 올레드패널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세계 TV시장을 프리미엄T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기 위해 4K급 화질의 콘텐츠 생태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4K 콘텐츠가 충분치 않아 프리미엄TV의 시장확대가 늦춰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SUHD TV는 55인치 기준으로 400만원 중반대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세기폭스와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콘텐츠 제작사와 소니, 파나소닉 등 제조사가 참여한 고화질 콘텐츠 연합체 'UHD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그 뒤 4K급 콘텐츠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표준기술을 채택해 발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로 프리미엄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고 가격대를 낮추기보다 오히려 성능과 기능을 끌어올리며 고급화에 초점을 뒀다. 올레드 TV 신제품 시리즈는 크기별로 400~900만원대이고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가격은 1100만원에 책정됐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레드TV의 대중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신제품들을 UHD급 올레드TV만 내놓은 만큼 향후 저렴한 라인업은 점차 줄여갈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업체들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른 듯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각자 퀀텀닷과 올레드라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프리미엄 환경을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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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