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하루 종일 참배객으로 붐볐다.

이른 오전 전국 각지를 출발한 참배객들은 개인 또는 단체로 봉하마을에 모여들었다.

진영읍에서 봉하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추도식을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친노 인사들이 차례로 나타나자, 참배객들은 악수를 하거나 휴대전화로 함께 사진을 찍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추도식장으로 들어서자 일부 참배객들은 "왜 왔느냐"며 야유를 보냈다.

이날 추도식은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가는 무더위 속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추도식장을 가득 메운 노란색 종이창 모자 물결 위로 '단합과 통합'의 메시지가 강조됐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린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2008년 김대중 대통령은 '80%를 내주고라도 통합하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늘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이 평생의 목표이며 그 꿈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장은 "진정한 국민의 승리를 위해 우리는 이 뜻을 이어가야 한다"며 "그 핵심은 단합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더민주당 당선인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오시는 정치인 중에 나와 생각이 다르고 그동안 보여준 정치적인 언행에 대해 불만이 있는 분이 오시더라도 최대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맞아주길 부탁드린다"며 "대통령님은 '대화와 타협, 관용과 통합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라고 하셨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도식에서 여당 대표로는 처음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낸 노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도 이날 추도식에서는 전국에서 추모행사를 열어 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건호씨는 "어느덧 7년이 지났다"며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국에서 많은 추모행사가 열렸고, 시민과 자원봉사자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추도식이 끝나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식장을 벗어나려고 잠시 혼잡스러웠지만 이내 정리되는 모습이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는 정치인과 정당, 노사모, 일반 시민 등 전국에서 보내온 조화가 줄을 이었다.

봉하마을 방앗간 마당과 사저 앞 광장에서는 추도 참배객에게 무료로 식사와 떡을 제공했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