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동맹국 대사 두차례 맡아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56)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에 지명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김 대표를 필리핀 주재 대사로 지명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김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 대사를 두차례나 맡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울 태생의 김 대표는 1970년대 중반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한 뒤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하고 로욜라 로스쿨과 런던 정경대(LSE)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아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로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 외교관으로 이직해 홍콩과 일본,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한 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주한 대사관에서 정무참사관을 지내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무부 한국과장에 임명됐다.

북한 핵문제에 정통한 김 대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6자회담 특사로 기용된 데 이어 2011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해 3년간 성공적으로 활동했다.

이어 지난 2014년 10월 북한 핵문제를 총괄하는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에 임명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월 제3국에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회동하는 방안을 북한 측에 제안했으나 결국 무산됐으며, 지난해 말에는 북한이 뉴욕채널을 통해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한데 대해 "비핵화가 모든 대화의 초점이 돼야 한다"며 분명한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상원의 인준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안으로 필리핀에 공식 부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대선정국의 여파로 공화당이 인준절차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작지 않아 부임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