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대비 위험관리 한 옵션"…"공식입장은 현재 고려조차 안해"
美 록히드마틴, KF-X 기술이전 착수…KAI서 12명 작업중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전투기(KF-X)에 탑재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국내 개발하는 데 실패하는 등 최악의 경우 국외구매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18일 국방부내 육군회관에서 개최한 정책설명회를 통해 "우리 기술로 AESA 레이더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만약 개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국외구매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긴 했지만 방사청이 공개 석상에서 AESA 레이더 국외구매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방사청은 AESA 레이더를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으며, 최근 국내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한화탈레스를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방사청 관계자는 국외구매 고려 가능성은 "플랜 B(대안)라기보다는 위험관리의 한 가지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ESA 레이더 체계개발에 대한 중간점검을 내년 2분기(1차)와 2018년 1분기(2차) 두 차례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1차 때는 레이더 안테나의 기능 및 성능을, 2차 때는 하드웨어 입증모델 기능 및 성능을 각각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술로 AESA 레이더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AESA 레이더 체계개발 중간점검을 통해 체계개발 위험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사청은 "현재 시점에서 AESA 레이더의 국외구매는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KF-X 개발에 필요한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이전 작업도 시작됐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록히드마틴 인력 12명이 지난달부터 KF-X 사업의 본 계약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체계개발 업무를 기술 지원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KF-X 개발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요청한 21개 기술항목에 대해 수출허가(E/L)를 승인했고, 방사청은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지난 1월 이들 기술항목을 세분화한 수백여 개의 리스트를 미국에 전달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우리가 전달한 세부 기술항목 리스트 중에서 현시점에서 이전의 시기와 수준, 범위가 확정된 항목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구체화 작업이 끝나 이달 초 미국 측으로부터 통보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이전 구체화 후속조치가 1차로 완료된 것"이라며 "KF-X 개발과 같은 대형사업의 경우 사전에 기술이전 내용을 모두 구체화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속적인 구체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사청은 고등훈련기 T-50 개발 당시에도 12차례에 걸쳐 록히드마틴으로부터의 기술이전 내용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KF-X에 들어갈 엔진 기종도 조만간 선정해 6월에는 계약할 계획이다.

KF-X 엔진공급 입찰에는 유로제트와 제너럴일렉트릭(GE)이 참여했다.

방사청은 KF-X 체계개발사업의 파트너로 전체 사업 비용의 20%를 부담하는 인도네시아가 최근 1차 분담금(500억원)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7월께 개발 인력도 파견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비용을 분담하는 대신 KF-X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자료를 이전받게 된다.

방사청은 2018년까지 KF-X 기본 설계를 마무리하고 2019년까지는 상세 설계를 끝낸 뒤 이를 토대로 KF-X 시제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