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소매업을 대표하는 백화점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간판급 백화점 메이시스는 지난주 참담한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어제오늘의 부진은 아니지만 시장의 실망은 주가급락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동종업체인 노드스트롬, 콜스의 실적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미래가 어둡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지난 몇 년간 미국 백화점이 수백 개의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했는데도 10년 전의 생산성을 회복하려면 800개가량 더 문을 닫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4% 증가해 1년여 만에 최대폭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반등을 이끈 것은 자동차 판매와 온라인 쇼핑이었다.

세계 경기둔화 속에 백화점은 자라나 H&M 등 저가 패스트패션 업체에 치이고 온라인 쇼핑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1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린 것은 메이시스와 대조를 이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찾아보고는 실제 구매는 온라인 등 다른 유통채널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하는 이른바 '쇼루밍(showrooming)'이 성행하면서 백화점은 '쇼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한국에서도 백화점 매출은 다른 유통업태에 비해 초라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