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샤리아에 부합하는 파생상품 잇단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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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화와 금융 (5) 파생상품
상품 거래위험 공유
기초자산價가 범위 초과 땐 계약 상대방이 가격 선택케
아직은 걸음마 단계
4년 전 국제적 표준 마련…사우디 등 일부 옵션거래
이슬람 문화와 금융 (5) 파생상품
상품 거래위험 공유
기초자산價가 범위 초과 땐 계약 상대방이 가격 선택케
아직은 걸음마 단계
4년 전 국제적 표준 마련…사우디 등 일부 옵션거래
![[BIZ Insight] 샤리아에 부합하는 파생상품 잇단 출시](https://img.hankyung.com/photo/201605/AA.11626745.1.jpg)
![[BIZ Insight] 샤리아에 부합하는 파생상품 잇단 출시](https://img.hankyung.com/photo/201605/AA.11626746.1.jpg)
현재 시점에서 계약을 통해 미래에 상품을 거래하는 선도(선물)거래는 이슬람 계약 형태인 살람과 이스티스나를 통해 복제된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미래 인도를 위한 계약인 살람과 주문 제작을 위한 이스티스나 계약은 계약시점에서 금액, 인도 시기가 정해지는 형태이므로 전형적인 선도거래다.
다음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옵션거래는 미래가격의 불확실성(옵션 가치가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달라지므로)과 위험공유 없는 수익 금지의 원칙에 위배돼 이슬람 파생상품으로는 불가능한데, 불확실성을 배제하고 위험공유의 원리를 추가한 상품을 만들면 옵션으로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옵션상품에는 이스티라르가 있다. 이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계약상대방이 거래가격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옵션)를 제공하는 것이다. 선택권(옵션), 기초자산의 평균가격과 무라바하(비용추가 가격) 계약 형태를 합성한 것이다. 예를 들어 수출용 원재료 구매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은행에 무역금융 대출을 신청(무라바하)할 때 은행은 기업이 필요한 원재료를 구매(실제로는 기업이 은행의 대리인으로서 직접 원재료 구매)해 3개월 뒤 대금을 받는 조건으로 기업에 재판매한다. 3개월 뒤 원재료 값이 상승해 일정 가격(P*=원재료 구매가격+은행수수료)을 초과하면 기업은 은행에 P*를 상환할 수 있다. 가격이 양자가 미리 정한 가격범위 내에 있으면 3개월간 평균가격으로 상환대금을 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기업에 부여하는 계약이다. 이 경우 기업은 은행으로부터 원재료 구매자금을 대출받고 그 상환 가격의 변동 위험을 은행과 기업이 서로 공유해 적절한 위험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이슬람 파생상품의 시장 규모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한 번 파생상품이 발생하면 증권시장에서 수차례 거래되는 전통적 파생상품과 달리 시장에서의 투기적인 거래가 불가능하므로 그 거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슬람금융이 가장 발전된 말레이시아에서 파생상품이 주로 발행되고 있으며, 이익률스와프(고정이자율과 변동이자율을 교환하는 전통적 파생상품의 이자율스와프에 해당)와 통화스와프(두 나라의 화폐를 서로 교환)가 가장 많이 활용된다.
이슬람 파생상품의 발전을 위해 2010년 3월 전통적 파생상품의 기준을 정하는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와 국제이슬람금융시장(IIFM) 간 표준화된 파생상품거래 약관을 제정했다. 2012년 3월에는 이익률스와프 표준약관이 제정돼 비로소 이슬람 파생상품의 상용화를 위한 국제적인 토대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가 샤리아에 부합하는 파생상품규정을 제정했고, 미국 JP모간이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이전하는 4000만달러의 이슬람 총수익스와프(TRS)를, 두바이 전선회사(Ducab)가 매년 7억달러에 해당하는 구리가격 고정 옵션을, 카타르 이슬람은행이 카타르 전력공사와 수익률 스와프계약을 체결하는 성과가 나왔다.
이슬람 파생상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이슬람권 정부와 기업, 가계 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샤리아에 부합하는 파생상품 출시와 실행이 점차 표준화되면서 이슬람 파생상품 시장도 필연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파생상품에 대한 샤리아 학자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파생상품 시장의 발전 단계를 고려할 때 우리 금융기업이 도전해볼 매력적인 영역이다.
정영천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