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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기름치는 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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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기름치는 또 뭔가
    “흰살 참치인지 기름치인지 어떻게 구별하나요?” “구이 하려고 마트에서 메로를 샀는데 설마 기름치는 아니겠죠?” 워낙 속아봐서 그럴 만도 하다. 무한리필 참치회나 정체불명의 회덮밥 때문에 배탈난 적이 있으면 더 그렇다. 이름부터 니글니글한 기름치는 도대체 어떤 물고기인가.

    기름치란 ‘오일 피시(oil fish)’로 불리는 기름갈치꼬치를 말한다. 몸체의 18~20%가 지방으로 구성돼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참치처럼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어종이지만 성분은 영 다르다. 지방의 대부분이 왁스 에스테르(wax ester)로 구성돼 있다. 사람이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급성 위장관 질환을 일으킨다. 열을 가해도 독소가 없어지지 않아 설사, 복통, 구토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일본은 1970년부터 기름치 판매와 수입을 금했다. 세제나 왁스 등 공업용 제품과 일부 사료로만 허용하고 있다. 홍콩과 미국도 연쇄 식중독 사건 이후 식용 품목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야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요즘은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꼼수를 쓰는 양심불량자들이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흰살 참치’의 일본식 조어인 ‘백마구로(흰다랑어)’로 둔갑했던 게 기름치 아닌가. 참치회의 일종인 것처럼 속여 팔았으니 값비싼 메로구이로 바꿔치는 건 예사였다. 기름치 가격은 메로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각각의 차이를 모르면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구별법은 이렇다. 대부분의 참치회는 참다랑어와 눈다랑어의 붉은 살을 쓰므로 금방 표가 난다. 문제는 흰살 부위가 나왔을 때다. 자세히 봐서 붉은 반점이 있으면 괜찮다. 황새치의 흰 뱃살인 것이다. 그러나 붉은 반점이 없으면 기름치일 가능성이 높다.

    메로는 어떨까. 메로 살은 약간 투명한 비취색인데 기름치 살은 불투명한 흰색이다. 육질도 달라서 메로는 쫄깃담백하면서 탱탱하지만 기름치는 퍽퍽하다. 메로의 지방 성분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우리 몸에 이롭다. 외형적으로는 메로 껍질이 암녹갈색이고 매끄러운 데 비해 기름치 껍질은 더 어둡고 표면에 선인장 가시 같은 게 돋아 있다.

    더 정교하고 빠른 판별법도 생겼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가 엊그제 1억8000만개의 동식물·미생물 유전 정보를 담은 ‘법(法)생물 DNA 바코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면 진짜 참치인지 값싼 기름치인지 금방 알아낼 수 있다.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등 14개 연구·감식 기관과도 공유한다니 더 잘 됐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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