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시행된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 필기시험에 사상 최대인 16만명이 몰렸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혁신처는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서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4120명 선발)에 16만3791명이 응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응시인원이 가장 많았던 2013년(14만7161명)을 웃돌았다. 이번 9급 공채 시험에는 22만1853명이 원서를 냈지만 5만8062명이 결시했다.

공직 최하위직인 9급 시험에까지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은 취업난과 함께 민간과 공공부문의 처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9급 지방직 공무원의 초임 연봉은 기본급에 해당하는 봉급과 직급보조비·정근수당·명절휴가비 등을 합해 2700만원가량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4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초임 연봉 3491만원보다 낮다.

하지만 경총의 조사에 포함된 기업에서 뽑는 정규직 일자리는 전체 취업준비생 중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간다. 경총이 최근 발표한 300명 미만 중소기업의 기간제 평균 초임 연봉은 2189만원으로 9급 공무원보다 훨씬 적다.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도 지원자가 몰리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해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공무원연금은 일반 국민연금 가입자보다 좋은 조건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