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둔 함둘라푸르 캐나다 워털루대 총장

[스트롱코리아] "학생들 1년 중 4개월은 회사로…대학과 기업은 동반자"
1956년 설립된 캐나다의 연구 중심 공립대학으로 수학과 공학,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학생 수 3만2000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가장 많은 사람을 선발하는 대학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학교는 또 세계 최대 산학 인력양성 프로그램 ‘코업’을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졸업할 때까지 4년간 매년 8개월 동안 학교에서 공부하고 4개월은 기업에서 일하는 이 프로그램은 졸업생은 물론 기업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페리둔 함둘라푸르 총장은 1976년 터키 이스탄불공대를 졸업하고 1985년 캐나다 노바스코샤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전 총장의 뒤를 이어 임시 총장을 맡았다가 2011년 제6대 총장에 선임됐다.

[스트롱코리아] "학생들 1년 중 4개월은 회사로…대학과 기업은 동반자"
캐나다 정부는 이달 초 연구 혁신 인프라에 20억캐나다달러(약 1조76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별도로 혁신 클러스터에 8억캐나다달러(약 705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경기침체로 각국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둔화하고 있지만 캐나다 정부는 연구비를 줄이지 않고 있다. 캐나다 정부의 이런 자신감은 워털루대를 중심으로 한 클러스터 성공 모델이 뒷받침하고 있다. 인구 10만명의 작은 도시 워털루는 워털루대를 중심으로 하는 산학 협력모델이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지식경제 기반 도시로 성장했다.

페리둔 함둘라푸르 워털루대 총장은 KAIST 주최로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6 세계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이 기업과 지역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 확실한 파트너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워털루대는 캐나다의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성공한 산학협력 모델로 꼽히고 있다. 워털루대 졸업생에 대한 지역사회와 기업의 만족도는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워털루대 역시 산학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찾고 있다.

함둘라푸르 총장은 “급격한 융합이 일어나는 제4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문성을 갖추고 기술력과 문화적 감각, 협동심을 가진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대학들도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 교육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워털루대는 기업체로부터 졸업생에 대한 평가를 받아 다시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함둘라푸르 총장은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려면 대학과 기업 간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지역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다”며 “이런 관계를 통해 더 많은 교육 기회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워털루대는 기업과 대학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현장 경험을 강조한다. 워털루대는 코업 교육이라는 독특한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학생은 1년에 4개월 이상 학교 대신 회사에 간다. 처음 입학해 8개월간 수업을 받고 4개월은 전공에 따라 정보기술(IT) 기업, 정부기관, 학교, 병원 등 관련 기업 및 기관에서 일한다.

4학년이 되면 그간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설정해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수행해야 한다. 워털루대가 배출한 벤처 대부분이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에서 출발한다. 기업들도 이런 경험을 쌓은 졸업생에 대한 고용 만족도가 높다. 그는 “현장 감각과 학교 교육의 균형을 맞춘 교육은 결코 학문을 희석시키거나 약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학생들이 실제 산업 현장의 분위기를 익힐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수와 학생을 위한 창업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그는 “인센티브야말로 더 많은 학생과 교수의 창업을 이끌어내는 최선의 수단”이라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위해 특허 등 지식재산에 대한 경제적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함둘라푸르 총장은 기존 기술과 산업의 틀을 뒤흔드는 나노기술과 양자정보, 노화연구 등 파괴적 기술을 발굴하는 일 역시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털루대가 세계 최첨단 대학의 위치에 오른 데는 최첨단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토니 챈 홍콩과기대 총장

[스트롱코리아] "학생들 1년 중 4개월은 회사로…대학과 기업은 동반자"
1991년 KAIST를 모델로 삼아 홍콩의 세 번째 대학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이제는 각국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2011~2013년 아시아 300대 대학 가운데 랭킹 1위를 차지했다.

홍콩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과 학문 간 벽을 과감하게 허물며 산업 현장이 원하는 교육에 앞장선 결과로 평가받는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장학금을 받는다. 토니 챈 총장은 홍콩 출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UCLA에서 수학과 교수로 있었으며 미국과학재단(NSF) 부총재로 활동했다.

"국제화 집중해 해외취업률 세계 14위로"

[스트롱코리아] "학생들 1년 중 4개월은 회사로…대학과 기업은 동반자"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려면 대학은 먼저 스스로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연구가 무엇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토니 챈 홍콩과학기술대 총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대학이 혁신적인 체질을 유지하려면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경이나 학문 간 영역을 초월하는 협력 체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챈 총장은 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2016 세계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그는 “홍콩과기대는 설립 때부터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대학, 홍콩 경제를 견인하는 과학기술과 사회과학을 개발한다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이런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를 초빙하고 엄격하게 학생을 선발했으며, 해외 대학과의 글로벌 협력 체계를 하나둘 갖춰 나갔다. 이런 명확한 목표와 충실한 이행 계획 덕분에 설립 25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제화’는 오늘날 홍콩과기대를 세계적 대열에 올려놓은 핵심 전략이었다. 홍콩과기대 1만3700명 학생 중 34.3%는 다른 나라 출신이다. 또 학부생 50% 이상이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적어도 한 학기 동안 해외 학교에서 경험을 쌓는다. 그는 “홍콩과기대의 최대 강점은 국제화”라며 “문화 교류와 해외 경험이야말로 학생들이 국제적 안목과 감각을 갖게 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사에서 홍콩과기대 졸업생의 해외 취업률은 세계 1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장 경험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것도 홍콩과기대 졸업생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로 꼽힌다. 홍콩과기대 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학부생인데도 실험실에 소속돼 연구 경력을 쌓는다. 교수의 지도를 받아 학교에서 진행하는 연구에 참여하기도 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나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해외 대학에서 실험에 참여하기도 한다.

홍콩과기대는 올초 데이터 과학, 지속가능성, 공공정책, 자동화 시스템, 디자인적 사고와 기업가 정신을 새로운 핵심 연구 주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에너지 연구소와 로봇 연구소, 이머징시장 연구소, 환경 연구소를 설립했다.

홍콩과기대는 연구를 강조하는 학교로 알려졌지만, 기업과의 협력 및 학생의 창업도 강조한다. 지금까지 1900개 특허가 학교 기술이전센터를 통해 기업에 이전됐다. 최근 실험실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기술이전 부총장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졸업생이 세운 기업만 500개에 이른다. 챈 총장은 “기업가 정신과 창업 환경을 육성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과기대 역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고민이 많다. 홍콩과기대를 비롯한 홍콩 대학들도 학문 경계를 허물고 공학교육 커리큘럼을 학제 간 교육으로 개편하고 있다. 챈 총장은 “앞으로는 자신의 영역만 잘 아는 엔지니어보다 빅데이터, 인터넷, 새로운 사업 모델을 잘 활용하는 종합적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