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의 뉴스레터] 브라보, 조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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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브라보, 조연들!](https://img.hankyung.com/photo/201604/02.10551780.1.jpg)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데 중요한 것으로 작품성과 주연 배우의 연기력이 우선적으로 꼽힙니다. 오달수 씨는 그저 ‘운 좋게’ 그런 영화에 조연을 맡았을 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영화계의 평가는 다릅니다. “없어도 괜찮을 것 같은 조연도, 오달수가 연기하면 없는 게 상상이 안 되는 배역으로 바뀐다”는 게 영화감독과 동료 배우들의 얘기입니다.
어떻게 연기하기에 그런 말을 들을까. 한국경제신문 3월24일자 A36면 인터뷰 기사에 그의 ‘자가 진단’이 나옵니다. “감독들이 저를 찾는 건 제 코미디 연기 호흡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 호흡이라는 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코미디일수록 진지하게 연기하죠. 한 번도 관객을 웃기려고 한 적 없어요. 상황이 웃기는 거지, 배우의 테크닉으로 웃기려고 해선 안 됩니다.”
그는 악역을 맡을 때도 “확실히 다른 연기를 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아무리 나쁜 인간일지라도 내면에 남아 있는 인간성, 관객이 연민을 느낄 수 있는 표정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한답니다. 배우부터 스스로의 캐릭터에 연민을 느끼지 못하면, 절대 관객에게 사랑 받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오달수 씨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 <대배우>가 지난 30일 개봉했습니다. ‘주연을 꿈꾸지만 20년째 조연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학로 연극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배우 오달수’를 소재로 삼은 겁니다.
세상사 대부분에서, 주목을 모으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다수가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낼 때 ‘주인공’도 빛이 납니다. 그런 ‘다수의 조연들’의 애환을 치열하게 연기해내고 있는 배우 오달수와 ‘이 땅의 수많은 오달수들’을 응원합니다.
< 한국경제신문 기자·기획조정실장 이학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