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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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세계 증시와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끌 트리거(방아쇠)로 떠올랐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경제 정책 이후 증시에서의 정책 모멘텀(상승동력) 약효가 떨어진 만큼 경기 모멘텀이 중요하다는 분석에서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4월1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발표된다. 중국의 3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차이신 제조업 PMI 등도 다음달 1일 나온다.

G2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3월 ISM 제조업 지수의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전월보다 1.2포인트 상승한 50.7이다.

ISM 제조업 지수가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고, 지수가 이를 밑돌면 그 반대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이미 뉴욕 필라델피아 리치몬드 등 미국의 주요 지역 연방은행의 제조업 지표가 반등에 성공한 만큼 3월 ISM 제조업 지수는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할 것이란 관측이다. ISM 제조업 지수와 연방은행 제조업 종합지수의 상관관계는 0.91에 달한다.

중국 제조업 지수도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의 3월 중국 공식 제조업 PMI 컨센서스는 49.3이다. 전월 49.0보다 소폭 개선된 수치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이 발표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의 컨센서스는 48.3이다.

경제지표 발표 이후 세계 증시와 국내 증시는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정책 모멘텀이 반영된 이후 주춤했던 세계 증시에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경제 완화 정책과 3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면서 이후 국내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 움직임이 둔화됐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1일 "정책 상승동력 소멸로 굼뜬 증시를 다시 밀어올리기 위해서는 경기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등이 신흥국 등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 호조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확산되고, 이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경우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연구원은 "2000년 이후 ISM 제조업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때 외국인 역시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세를 보였다"고 했다.

중국과 미국이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만큼 기업 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 지수와 국내 수출 지표가 유사한 궤적을 보인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수출 부문의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