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찾은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은 제철소를 연상하게 했다. 높이 22m, 너비 9m에 달하는 2000억원짜리 프레스 기계는 연신 빨갛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두드렸다. 그 힘이 얼마나 센지, 쇳덩이를 때릴 때마다 조정실 바닥이 흔들렸다. 열을 식히는 동안에도 1200도를 넘나드는 쇳덩이 표면에서 불길이 치솟았다.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틀인 ‘원자로 용기’를 만드는 모습이다. 연료봉, 증기 발생기 등 핵심 부품이 모두 여기에 담긴다. 이렇게 만든 원자로 용기는 미국 최대 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로 넘어가 2029년부터 가동하는 오하이오주와 펜실베이니아 발전단지에 들어서게 된다.○세계 첫 SMR 제조 설비지난 3월 가동에 들어간 두산에너빌리티의 창원 SMR 공장은 ‘글로벌 1호 SMR 전용공장’이다.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430만㎡ 면적에 쇳물 주조부터 원전 설비 완제품까지 일괄생산 시스템을 들여놨다.2033년 724억달러(약 98조원) 규모로 커질 SMR 시장에 경쟁사보다 먼저 발을 들여놨다는 얘기다. 출력량이 300㎿ 이하인 SMR은 대형 원전보다 훨씬 작은 데다 건설비도 10분의 1에 불과하고,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도 거의 없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그 덕분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단지 바로 옆에 설치할 수 있다.두산에너빌리티는 SMR에 들어가는 부품 중 원자로 용기, 증기 발생용 튜브 밴드, 원자로 등 핵심 부품을 제작한다. 발주 기업의 주문대로 ‘맞춤형 제작’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파운드리(수탁생산)’인 셈이다. 두산의 힘은 단조 능력에서 나온다
신세계는 2021년 약 3조4400억원에 G마켓을 인수했다. 온라인 쇼핑 주도권을 단번에 잡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쿠팡에 밀려 G마켓은 매출과 이용자, 수익이 모두 감소했다. CJ도 비슷했다. 쿠팡이 물류사업을 확장하자 CJ대한통운 택배 주문이 감소했다. 2022년 16억5000만 건에 달하던 택배 처리량은 지난해 16억 건 아래로 떨어졌다. 신세계와 CJ가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적 사업 제휴에 나선 배경에는 ‘공교롭게’ 쿠팡의 부상이 자리 잡고 있다.신세계는 우선 e커머스 사업 물류를 CJ대한통운에 맡겨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이마트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쿠팡처럼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해 직접 배송했다. 이 전략은 대규모 손실을 동반했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연평균 1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대규모 적자는 SSG닷컴 상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올해 상장하려던 계획은 취소됐다. 상장을 전제로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한 외부 펀드들은 돈을 내놓으라며 신세계를 압박했다. 신세계가 다른 투자자를 책임지고 찾아주겠다며 봉합했지만 연말까지 또 다른 투자자를 구해야 한다.정용진 신세계 회장에게는 e커머스 적자 탈출을 위한 승부수가 필요했다. 정 회장이 사촌형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는 CJ그룹과의 전면적 협력 강화를 추진한 배경이다. ‘돈 먹는 하마’인 물류사업을 국내 최고 경쟁력을 갖춘 CJ대한통운에 맡기고, 본업인 유통과 상품 기획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SSG닷컴뿐만 아니라 G마켓 물류도 CJ대한통운에 줬다. ‘익일 도착 보장’이란 서비스를 다음달 시작하면 쿠팡의 ‘로켓배송’과 경쟁할 토대가 마련된다.CJ
LS그룹은 도움이 필요한 노인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사랑의 밥차’ 봉사 활동에 구자은 회장(오른쪽), 명노현 부회장, 안원형 사장 등 임직원이 참여했다고 5일 발표했다. 지역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LS 러브스토리’ 프로그램의 첫 행사로 기획됐다. 구 회장 등은 이날 서울 효창동에서 열린 ‘사랑의 밥차 나눔 행사’에서 혼자 사는 노인 350명에게 전복삼계탕을 제공했다.구 회장 등 LS그룹 경영진은 봉사를 마치고 자원봉사자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랑의 밥차 봉사자들의 노력이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며 “LS 러브스토리를 통해 숨은 영웅들의 헌신과 이웃 사랑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LS 러브스토리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개인, 단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LS그룹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구 회장이 제안하고 사업 출범을 이끌었다. LS그룹은 25년간 소외계층을 찾아 무료 급식을 해온 사랑의 밥차를 LS 러브스토리 1호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고 5000만원을 후원했다. LS그룹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시민이나 단체를 선정해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LS그룹은 창립 이후 ‘미래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LS 드림센터, LS 대학생 해외봉사단, LS 드림사이언스클래스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별도 행사 대신 희귀 질환을 앓는 아동 20명에게 치료비를 지원했다.황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