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해지촌 북경한미약품, 제1회 차이나 경영대상 수상
청도해지촌, 中 3500개 마트에 한국 식품 공급…북경한미약품, 中 아동용 의약품 시장 1위

중국 내수시장 공략 성공 모범 사례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한국식품유통 전문기업 청도해지촌과 한미약품의 중국법인 북경한미약품이 주중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무역협회 베이징 지부가 주관하는 ‘제1회 차이나경영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중국경제망이 후원하는 차이나경영대상은 급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선전하는 한국 기업들을 발굴·격려하기 위해 올해 신설됐다. 청도해지촌은 중국 전역에 있는 한인 마트와 중국 대형마트 총 3500곳에 약 800여개에 달하는 한국 식품을 공급하면서 한국 식품의 중국 시장 진출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국 아동용 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북경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의 중국 시장 진출의 성공 모델을 확립했다는 평가다.

○중국내 한국식품 유통 장악한 청도해지촌

청도해지촌은 구(舊) 해태상사 출신인 곽동민 사장이 2006년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자본금 8200만원으로 설립한 회사다. 지금은 종업원 138명을 거느리고 연매출 386억원을 올리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내 한인마트나 중국계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한국산 식품 대부분을 해지촌이 공급하고 있다.

해태상사 근무당시 식품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던 곽 사장은 해외 식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란 판단으로 한국 식품 유통업을 시작했다. 곽 사장은 “창업 초기 돈이 없어서 제품 구매, 배달 등 모든 밑바닥 일을 직접 할 수밖에 없었는데, 덕분에 중국 유통의 생리를 속속들이 알게 돼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중국에 수입되던 한국식품 대부분은 정상통관을 거치지 않았지만 해지촌은 정상통관을 고집했다. 제품 단가는 비쌌지만 믿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거래업체가 늘기 시작했다. 칭다오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곽 사장은 2008년부터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1선 대도시 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만해도 수입 식품에 대한 수요는 중국 상위 부유층이 중심이었고, 수입식품 중에서도 일본 제품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파동’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한국산 분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사태가 터지면서 일본 식품 수입이 전면 중단됐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청도해지촌은 고속 성장하기 시작했다. 곽 사장은 “한·중자유무역협정 발효를 계기로 한국 식품에 대한 중국내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식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 프랜차이즈 매장을 중국 전역에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 의약품 ‘틈새시장’ 공략으로 성공한 북경한미약품

1996년 설립된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은 다국적 제약사들에겐 ‘기회의 땅’이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성공한 경험이 일천한 국내 제약사들에겐 쉽게 접근하기 힘든 시장이었다. 북경한미약품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에는 어린이용 의약품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어린이용 유산균 정장제 ‘마미아이’를 출시, 대히트를 쳤다. 이후에도 소아과 병원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용 의약품 개발에 집중 투자해 중국 100여개 아동전문병원에서 처방약 1위 제약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2007년 2억6781만 위안(약 327억원)이던 매출도 2014년에는 10억1000만위안(약 18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사장은 “어린이용 의약품은 안전성이 특히 중시되는 분야”라며 “다른 제약사들이 기피하던 분야에 특화한 것이 북경한미약품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 2008년에는 독자적인 연구개발(R&D)센터도 설립, 중국내 외자기업으로는 최초로 베이징시 지정 R&D센터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159명의 전문 연구원으로 구성된 북경한미R&D센터는 현재 항암 및 대사질환 분야에서 5~6건의 자체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