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자동차·신약 개발 등 복잡하고 어려운 연구
가상실험으로 시간·비용 절감…5년간 249종 SW 개발 지원
의료기기 전문회사 썬텍은 부러진 뼈를 이어준 뒤 몸 안에서 서서히 녹는 생체흡수성 금속판을 개발하고 있다. 표본을 제작해 실험을 거치는 대신 컴퓨터로 모의실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썬텍은 지난해 신상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CASAD라는 3차원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최적의 금속판 모양을 찾아냈다. 원래는 연구용 소프트웨어지만 기업이 쓰는 상용 프로그램과 같은 수준의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연 ‘제5회 에디슨 소프트웨어 활용 경진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전산설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제작한 보행 로봇을 구동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29개 팀, 약 300명이 참가했다. KISTI 제공◆연구현장에서 개발한 SW 주목
이 소프트웨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이공계생 교육을 목적으로 추진한 계산과학 소프트웨어 플랫폼 에디슨(EDISON)을 통해 제공됐다. 이종숙 KISTI 계산과학공학연구실장은 “국내 대학과 기업이 사들이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비용만 한 해 800억원에 이른다”며 “국내 실험실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하면 외산 제품이 잠식한 연구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되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려운 막대한 양의 계산 결과를 보여주는 계산과학의 산물이다. 2013년 노벨화학상은 단백질 등 큰 분자의 성질을 알아내는 프로그램 참(CHARMM)을 개발한 화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는 항공과 우주, 조선, 자동차와 같은 공학분야는 물론 신약 개발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다. 가상실험실에서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실험해볼 수 있어 산업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소프트웨어는 해외 기업이 주도했다.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외산이 잠식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연구자들이 새로운 국산 소프트웨어가 나와도 익숙한 외산 제품을 사용하는 관행에 젖은 것도 문제다. 에디슨은 이런 열악한 국내 환경에서 시작됐다. 에디슨은 인터넷을 통해 슈퍼컴퓨터에 접속해 복잡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가상실험실이다. 누구나 이용 계정을 받아 슈퍼컴퓨터에 접속해 분석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다섯 개 전문센터에 참여한 국내 대학과 연구실이 개발했다. 최근 5년간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249종에 달하며 43개 대학, 3만2298명이 사용했다. 한 건에 3000만원 하는 열유체분야 분석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181억원의 대체효과를 거뒀다. 에디슨이 제공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투고된 논문도 48건에 이른다. 학생들도 복잡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할 수 있어 교육 효과도 뛰어나다.
◆인재육성 기업지원 효과 톡톡
최근에는 기업들도 에디슨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테라젠이텍스는 에디슨이 제공한 단백질 구조 분석 소프트웨어 갤럭시를 활용해 돌연변이 유전자가 암이나 다른 질병으로 바뀌는 실마리를 찾고 있다. 석차옥 서울대 화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분석시간이 짧고 다양한 구조 분석을 쉽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준수 테라젠이텍스 차장은 “해외 상용 소프트웨어가 많지만 갤럭시는 우리 환경에 잘 맞는 성능과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학전문회사 인사이트옵틱스는 유기소자 개발 과정에서 반도체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80% 단축하기도 했다. 교원은 에디슨이 제공한 분석 소프트웨어로 공기청정기 주입구와 배출구에서 발생한 불균일한 현상의 원인을 찾아냈다. 송경희 미래부 융합기술과장은 “에디슨은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구현을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융합인력 양성을 결합한 대표 사업”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 위믹스 재단이 해킹 사고 정보 공지가 늦었다는 지적에 "해킹을 은폐하려는 생각이나 시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위믹스는 해킹으로 90억원대 가상화폐 탈취 피해를 봤다.김석환 위믹스 재단(WEMIX PTE. LTD) 대표는 17일 경기 성남 판교의 위메이드 사옥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탈취 자산으로 인한 시장의 패닉 가능성을 우려해 공지가 늦었다"고 밝혔다.이달 4일 홈페이지를 통해 '2월 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했다. '플레이 브릿지'는 위믹스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시스템으로 '플레이 브릿지 볼트'는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이다. 해킹 피해를 인지한 지 4일 만에 공지가 이뤄진 셈.김 대표는 대응 과정에 대해 "2월 28일 해킹 피해를 인지한 직후 바로 문제가 발생한 서버를 곧바로 셧다운하고 상세 분석을 시작했다"며 "당일 신원 미상의 공격자에 대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국가수사본부가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침투 방법이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공지하게 되면 추가 공격에 노출될 수 있어 즉각적인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탈취 자산이 대부분 매도돼 시장 영향은 이미 발생했고, 추가 위험이 없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즉각 이를 알릴 경우 시장에 패닉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고 부연했다.그러면서 "공시 관련 결정은 제가 했고, 잘못됐다면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유컴패니온의 애드테크 자회사 유모션은 다음달 광고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론칭을 앞두고 '슈퍼 얼리버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이번 이벤트는 '에임(AIMMM)' 서비스의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AI 기반 광고 최적화 기술을 무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에임은 AI와 MMM(미디어 믹스 모델링)을 조합해 만든 하이퍼 퍼포먼스 마케팅 툴이다. 광고주들이 광고 성과를 극대화하고 예산 최적화를 통한 예산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됐다.에임은 AI 시뮬레이션을 통한 광고 성과 예측 및 예산 배분, 캠페인 KPI에 부합토록 AI가 퍼포먼스 최적화, AI가 생성한 직관적인 인사이트 리포트 등 3가지 주요 모듈로 구성됐다.이번 이벤트의 무료 체험을 원하는 기업은 유모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오는 31일까지 접수 신청을 하면 된다. 신청을 완료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내달 에임 서비스의 공식 론칭 시점부터 2주동안 무료 사용 기회가 제공된다. 유료 전환 시 할인 혜택과 추가 할인을 적용을 지원한다.이장원 유모션 대표는 "무료체험을 신청한 기업이 조기에 100곳이 넘었을 만큼 AI에이전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초기 시장 선점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리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국내 우주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는 위성 발사체 '한빛-나노(HANBIT)' 발사의 핵심 인프라인 발사대를 독자 개발하고 발사대·발사체 체계연동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한빛-나노는 7월 브라질에서 첫 상업발사를 앞두고 있다.이노스페이스는 발사대 제조를 맡은 협력사 전남 광양의 삼우에코에서 한빛-나노 인증모델(QM)을 이용해 발사대·발사체 체계연동시험을 마쳤다. 체계연동시험은 발사체를 조립한 후 발사대에 장착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발사체 기립, 추진제 공급 시스템 기능 점검 등 발사 운용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다.이노스페이스는 체계연동시험을 통해 발사대와 발사체간의 기계적·전기적 인터페이스, 발사체 운송 장치, 발사체 기립 시스템, 연료 및 산화제 공급용 '엄빌리컬(Umbilical)' 분리, 발사체 고정장치 분리 등 전과정에서 기술적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시험을 마친 발사대는 브라질 발사장 '알칸타라 우주센터'로 다음달 2일 해상 운송된다. 5월 브라질 발사장에 도착한 뒤 설치 및 현지 환경에서의 최종 점검을 거쳐 발사 운용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발사대·발사체 체계연동시험은 한빛-나노 발사를 위한 중요한 개발 마일스톤(이정표)으로 이노스페이스의 독자적 기술력과 발사 운용 역량을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남은 절차를 철저히 점검하며 신뢰성 높은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빛-나노는 탑재체를 500km SSO(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하는 2단형 우주 발사체이다. 1단에는 추력 25t급 하이브리드 엔진 1기, 2단에는 추력 3t급 메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