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과반득표 저지 전략…측근들 "크루즈 지지 의미는 아냐"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저지를 위해 총대를 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8일(현지시간) 남은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지지할 것을 공개로 촉구하고 나섰다.

2012년 대선 후보를 지낸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은 '트럼피즘'(트럼프주의)과 '리퍼블리카니즘'(공화당주의)이 대결을 벌이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아니라 진정한 공화당원을 대선 후보로 지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픈 전당대회'(중재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라면서 "현 단계에서 오픈 전당대회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은 경선에서 크루즈 의원이 최대한 많이 성공(승리)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22일 내 지역인) 유타 경선 때 크루즈 의원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어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좋아하고, 또 직접 지원 유세도 했다.

(나에게 투표권이 있었다면) 오하이오에서 케이식 주지사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케이식 주지사에게 투표한다면 결국 트럼피즘이 승리하게 될 가능성이 지극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롬니 전 주지사의 측근들은 크루즈 의원에 대한 공식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롬니 전 주지사의 이날 발언은 당 지도부가 개입해 후보를 선출하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를 열려면 경선에서 트럼프의 과반 득표를 반드시 저지해야 하며, 그러려면 크루즈 의원에게 나머지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전략적 언급인 셈이다.

트럼프는 경선 1, 2차 승부처인 지난 1일 '슈퍼 화요일'과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을 휩쓸어 누적 대의원 673명을 확보하며 대세를 굳혔으나, 아직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전체 대의원 2천472명의 과반인 1천237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크루즈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확보한 대의원은 각각 411명, 143명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트럼피즘은 인종차별, 여성혐오, 편협, 외국인혐오, 상스러움, 그리고 최근의 (폭동)위협 및 폭력 등과 직결돼 있다"면서 "이런 모든 것 하나하나가 구역질을 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트위터에 "실패한 대통령 후보, 그리고 우리 모두를 실망하게 한 밋 롬니가 이제는 거짓말쟁이 테드 크루즈를 지지한다"면서 "이것은 오히려 나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받아쳤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