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받아야 일반차와 비슷
짧은 주행거리도 극복해야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가 골프장이나 유원지 등에서 쓰이는 전기카트와 다른 점은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카트 배터리 전압이 보통 48V인 데 비해 전기차 배터리는 300V 이상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가격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은 것이 단점이다. 전기차 가격은 일반 차량보다 두세 배 비싸다. 기아자동차 쏘울 전기차 가격은 4250만원으로 일반차 쏘울(1423만~2233만원)의 최대 세 배에 이른다. 2000만원 내외의 보조금을 받아야 일반 승용차와 비슷해진다.
이 중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전기차를 고속으로 일정 거리 이상 달리도록 하려면 현재 기술로는 배터리를 차량 실내공간 바닥 전체에 깔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비싼데 주행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1㎾h에 5㎞를 달리는데, 한정된 공간에 실을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이 30㎾h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완전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쏘울도 148㎞(배터리 27㎾h)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관련 기업들이 기술 개발로 이런 단점을 빠르게 극복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전기차 최초로 누적 1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운 닛산 리프(24㎾h)는 첫 모델인 2011년형 주행거리가 117㎞였지만 2015년형은 132㎞로 늘었다.
현대자동차가 오는 6월 말부터 판매할 예정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8㎾h 배터리로 180㎞를 달릴 수 있다. ㎾h당 6.4㎞ 수준이다. 주행거리는 길어졌지만 가격은 4000만원 내외로 쏘울보다 낮췄다.
배터리 가격도 내려가는 추세다. 2~3년 전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가는 ㎾h당 300달러 이상이었지만 최근 200달러 선이 깨졌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이면 가격이 절반으로 낮아져 일반 승용차 가격과 비슷하고 주행거리는 두 배로 늘어난 전기차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