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셰익스피어 가짜설' 조목조목 반박
지그문트 프로이트, 마크 트웨인, 헬렌 켈러. 분야가 달라 함께 거론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대해 공통된 의구심을 품었다. 셰익스피어가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옥스퍼드 백작, 트웨인과 켈러는 프랜시스 베이컨을 ‘진짜 셰익스피어’라고 생각했다.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제임스 샤피로가 쓴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모험》은 ‘셰익스피어 비(非)원작자설’을 둘러싼 200여년간의 논쟁을 추적한다. 셰익스피어를 의심하는 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시골의 평민 출신인 셰익스피어가 그런 걸작들을 쓸 만큼 교육을 받지 못했고, 인생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주장의 헛점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그는 “작품이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반영한 것이라는 근대적 믿음이 원작자설 논쟁에 불을 붙였다”며 셰익스피어의 상상력과 창조적인 예술성을 옹호한다. (제임스 샤피로 지음, 신예경 옮김, 글항아리, 292쪽, 1만98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