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덜 깬 유통가, 봄맞이 이벤트로 살아날까
지난 1월만 해도 백화점들은 콧노래를 불렀다. 매출이 작년 1월보다 10% 안팎 증가해서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10.6% 늘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9.8%, 7.9% 증가했다.

설 선물 특수 덕이었다. 올해 설이 작년보다 3주 먼저 왔다는 점을 감안해도 설 선물은 예년보다 잘나간 편이었다. 올해 설(2월8일)과 작년 설(2월19일)을 각각 3주 앞둔 시점부터 1주일 전까지 총 2주간 매출을 비교하면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기간 롯데백화점의 설 선물 매출은 1년 전보다 18.5%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 매출도 각각 17.4%, 8.5% 증가했다. 명절 선물 인기 순위 1위인 백화점 상품권 판매도 지난해보다 20~3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연초 소비 증가와 설 선물 특수가 사라져서다. 매출 증가폭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그나마 선방하며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년 전보다 2.2% 줄어든 매출을 기록했다.

2월까지 누적 매출로 보면 그래도 성장세다. 롯데백화점이 5.4%로 가장 높았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4.7%, 3.8%로 뒤를 이었다. 2월 들어 주춤했던 백화점들은 이달부터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봄 정기 세일과 다양한 봄 이벤트를 통해 겨울잠에서 깨어날 채비를 하는 중이다. 분위기는 좋다. 일단 주요 백화점이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 남성복을 비롯한 의류, 골프용품 등 품목도 다양하다. 새로운 점포도 속속 문을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 증축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는 6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올해 늘어나는 매장 면적만 27만2000㎡로 축구장 38개 크기다. 3월에는 세계 최대 백화점이 될 부산 센텀시티점 B관을 개관한다. 이어 5월 서울 명동 본점에 시내면세점, 8월 교외쇼핑몰 중 최대 규모인 하남 유니온스퀘어 문을 연다. 김해점(6월) 하남점(9월) 대구점(12월)도 잇달아 개관해 백화점 사업을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백화점 점포 수가 10개에서 13개로 늘어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