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내분 휩싸인 영국
영국 집권 보수당의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사진)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지지를 선언하면서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슨 시장은 21일(현지시간) 런던 자택 앞에 모인 취재진을 향해 “괴로울 정도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유럽연합(EU) 탈퇴 캠페인 진영인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에 가세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 18~19일 28개 EU 회원국 정상과의 회의에서 영국이 EU에 남을 수 있는 개혁안을 도출했지만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존슨은 “(캐머런이 성사시킨) EU 개혁안은 충분하지 않다”며 “영국과 EU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EU 개혁안은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조건으로 이민자 복지혜택을 축소할 수 있고 EU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FT는 특히 존슨 시장이 캐머런 총리에게 EU 탈퇴 지지 결정을 문자로 통보하자 캐머런 총리가 격노했다고 전했다. 존슨 시장이 런던의 이익에 앞서 차기 총리를 노리는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존슨 시장에 앞서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크리스 그레일링 하원 원내대표 등 보수당 각료 및 주요 인사 6명도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오는 6월23일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영국의 국민투표가 시행될 때까지 영국 내 진통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주요 기업인은 EU 잔류를 위한 캐머런 총리의 개혁안을 지지한다는 공개서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FT가 보도했다. 23일 공개 예정인 이 서한의 초안에서 기업인들은 “영국은 EU 개혁을 통해 더 강해지고 안전해질 뿐만 아니라 더 부유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머런 지지에는 런던증시 FTSE100지수 기준 100대 기업 중 50곳의 회장과 최고경영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