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팔에 총상을 입자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시작한다. 동승자가 운전자 치료에 매진하는 동안 차량은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며 장애물을 피해간다. 다른 차량이 돌발적으로 끼어들어도 센서로 감지해 충돌을 막는다. 기아자동차가 2030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모습이다.

기아차는 2일 강원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쏘울 EV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체험존’을 공개했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자율주행 상황을 가정한 영상물 ‘프로젝트 쏘울’을 보면서 자율주행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에서는 괴한에게 쫓기는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오토 발렛’ 기능이 탑재된 쏘울이 스스로 움직인다. 옆길에서 거대한 트럭이 다가오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선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이 작동하며 위기를 모면한다. 정현진 현대차 연구원은 “영상에 나오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등은 이미 출시된 주요 차종에 적용된 기술”이라며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HAD), 자율주차 및 출차 등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 신기술을 통해 번거롭고 성가신 운전으로부터 운전자를 완벽하게 해방시킨다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 EV 자율주행차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관련 기준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네바다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했다”며 “2020년까지 상당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량을 선보이고 2030년에는 완전자율주행차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제주 전기차엑스포와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체험존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춘천=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