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 지카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전면전에 돌입했다.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소집된 지카 바이러스 대책 긴급위원회가 이날 회의엔서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국제 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에게 권고했다. WHO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지카 바이러스 박멸에 최우선으로 배분하는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너무 늦게 내렸다는 비판을 받아온 WHO가 이번에는 최대한 빨리 지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2일 오후 예정된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도 앞당겨 발표했다.

WHO가 이처럼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 이후 조직을 철저하게 뜯어고치려는 노력의 결과가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맞아떨어지면서 가능했다. 그동안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와 서태평양 지역본부 등 전 세계 6개 지역본부가 '집단 지도체제' 형태로 운영돼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조직적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에볼라 사태 이후 WHO 본부와 지역본부와 회원국이 하나의 명령체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한다는 '하나의 프로그램'(One Program)과 긴급상황 발생 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력이나 예산을 파견하는 `하나의 예산'(One Budget)을 목표로 구조개편 작업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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