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블랙이 '무한도전'에서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부르고 있다. /MBC 방송화면
잭블랙이 '무한도전'에서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부르고 있다. /MBC 방송화면
이애란 '백세인생' 표절 논란

"칠십세에(팔십세에)~ 날 데리러 오허어(날 데리러 오거든)~ 아지그은(아직은)~ 쓸마네(쓸만해서)~. 뎐해라(전해라)."

할리우드 스타 잭블랙도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열창했다. 지난 30일 특별 출연한 MBC '무한도전'에서 말이다. '백세인생'의 유명세가 더해질수록 최근 불거진 표절 의혹이 아쉽기만하다.

최근 '~전해라' 신드롬을 일으킨 트로트가수 이애란(53)씨의 히트곡 '백세인생'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독특한 유머 코드를 추구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 일명 ‘짤방’을 올리면서 이애란의 '백세인생'의 인기는 시작됐다. 이 노래의 이례적인 인기는 원인은 '~전해라'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재치있게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잭블랙, '표절곡' 불렀다? 이애란 '백세인생' 표절 논란의 진실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이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백세인생'이 일본의 시 '장수의 마음가짐'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 블로거는 '백세인생'과 '장수의 마음가짐'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가사의 유사성이 너무도 현저하다고 주장했다.
블로거 kkoosoo 포스팅 캡쳐.
블로거 kkoosoo 포스팅 캡쳐.
이에대해 '백세인생'의 작사·작곡가 김종완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표절이라고 주장되는 부분은 일본 시가 아니라 불교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라면서 "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도와 천도의 중요성', '육신의 영생법' 이라는 불교 관련 서적을 출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전해라'라는 부분에 대해 사극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라는 마지막 부분은 "영국에 152세까지 장수한 토마스 파에 대한 내용을 읽고 영감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백세인생'의 원곡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말하리'가 만들어진 건 1995년. 당시 김 씨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국악 풍으로 만든 것으로 당시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김씨가 2013년 이 곡을 '백세인생'으로 편곡했고, 이애란이 이를 다시 부르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던 블로거는 "일부러 흠집을 내기 위함이 아니었다"라며 "표절에 대한 진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어렵게 유명세를 얻은 이애란 씨, 작사가 김종완 씨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누군가는 "하늘 아래 한 번도 안 쓰인 말이 어디있느냐"라고도 했다. 그러나 어떤 뮤지션은 "표절은 마음속에 있다"라고도 했다. 표절은 양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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