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청정지역이던 전북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15년 만에 시작된 한우 수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2일 전북 김제시 양돈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지난달부터 홍콩에 보내고 있던 전북산 한우의 수출길은 모두 막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홍콩과 검역 협정을 맺을 때 구제역 청정지역 한우만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전북에서 생산한 한우 수출은 즉시 중단된다”며 “전북 익산에 있는 수출 작업장도 쓸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수출 물량을 전남에 있는 작업장으로 돌리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이 한우를 수출하고 있는 곳은 홍콩이 유일하다. 2000년 3월 한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한우 수출길이 완전히 끊겼다가 지난해 11월 홍콩과의 검역협상으로 구제역 청정지역이던 전북·전남산 한우 수출이 시작됐다. 전북에선 지난달 처음으로 14일과 22일 두 차례 한우 1t 물량을 수출했다.

하지만 최근 전북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한우 수출 사업은 초기부터 장애물에 부딪히게 됐다. 전북 한우 수출업체인 축림 관계자는 “그저께 소 16마리를 도축해 다음주 중 선적할 예정이었는데 어제 주문이 전량 취소됐다”며 “수출용으로 준비한 물량을 내수용으로 돌릴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 업체는 한 해 500만달러가량의 한우 물량을 홍콩에 수출할 계획이었다.

전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남까지 확산되면 어렵게 재개된 한우 수출은 아예 중단될 위기에 처한다.

정부는 홍콩 수출을 교두보로 다른 아시아 국가나 중동으로 한우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또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은 한 해 85만t의 소고기를 수입해 16만t 정도만 자체 소비하고 나머지는 중국과 유럽으로 재수출하기 때문에 세계 소고기시장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린다.

축산물 검역 관계자는 “홍콩 측에 전북산 한우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이에 대한 답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