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최강자' 삼성자산운용, KODEX 해외 개척도 본격 나서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에 선보인 지 13년 된 상품으로 순자산이 20조원에 달한다. 손쉽게 국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ETF는 주식시장 지수나 특정 업종 종목, 원자재, 통화 등을 기초자산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펀드다. 종류는 펀드지만 투자 방식은 주식과 같다. 주식처럼 매 순간 가격이 변하며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하거나 증권회사에 방문하거나 전화로 희망하는 종목과 가격을 결정하고 주문을 제출하면 된다. 1주, 5원 단위로 거래된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ETF 시장의 최강자로 꼽힌다. 2002년 ‘KODEX200 ETF’를 선보인 이후 시장을 주도해왔다. 삼성자산운용은 전체 ETF 200개 가운데 44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순자산 비중은 약50%에 달한다.

대표 상품은 KODEX200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SPI200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한 주만 보유해도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KODEX200 중소형’과 ‘KODEX200 내재가치’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국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초과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지수 움직임의 두 배만큼 오르내리는 ‘레버리지 ETF’,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의 효시도 삼성자산운용이다. 2009년 9월과 이듬해 2월 각각 상장된 ‘KODEX 인버스 ETF’와 ‘KODEX 레버리지 ETF’는 경쟁사 유사 상품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 꾸준히 5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주식의 대안 투자로 ‘KODEX 단기채권’을 출시해 개인의 채권 투자를 손쉽게 했다. 지난해 말 상장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출시 1주일 만에 거래량 1500만주를 넘어설 만큼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글로벌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2대 은행인 건설은행 산하 젠신기금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중국 ETF 시장 개척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초엔 선물을 기반으로 한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이정환 ETF운용본부장은 “삼성의 운용 노하우를 선진 금융시장인 홍콩에 수출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