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대기업 '스타트업의 혁신'을 배우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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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권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LGERI 경영노트] 대기업 '스타트업의 혁신'을 배우기 시작하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601/AA.11091682.1.jpg)
반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대기업과의 비교가 무색할 만큼 빠르다. 작고 가벼운 만큼 고객과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 빠른 만큼 비용도 적게 든다. 새로운 가치 창출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에 주목하는 이유다. 스타트업 구루 에릭 리스의 스승인 스티브 블랭크는 빠르게 배우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스타트업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대기업이 향후 최대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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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사업 악화와 잦은 구조조정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타개하고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2015년 ‘퍼스트 플라이트’라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만들어 일부 제품 개발 의사결정을 대중에게 맡기기 시작했다. 고객에게 아이디어를 직접 평가받아 신속하게 제품이 개발되도록 했다.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개발할 제품을 대중이 선정하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후원자들은 웹사이트에서 진행상황을 볼 수 있다. 완성된 제품은 온라인에서 판매된다. 대중의 피드백을 직접 받기 때문에 시장 조사, 내부 보고 및 의사결정에 따른 지연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비재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유니레버는 2014년 ‘파운드리’라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는 유니레버 400여개 브랜드의 변화 촉진을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주선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수많은 브랜드의 개선 과제를 스타트업과 함께 수행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파운드리의 프로세스는 유니레버에서 제시한 과제에 스타트업들이 해결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최종 선정된 기업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성공하면 투자를 늘려 규모를 키우는 식이다. 유니레버는 신속하고 낮은 비용으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초기 자금과 마케팅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아 자신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 제품 로드맵을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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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향한 여정은 기업의 시작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의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기업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계기가 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의 방식이라고 무조건 도입하기보다 기업 규모, 사업 영역, 인력 등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한발 앞서 고객을 이해하고 탁월한 가치를 주기 위해 집중했던 기업의 ‘초심’은 되새겨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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