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한·일 무역규모…대일 수출·수입비중 모두 감소
한·일 양국 간 외교 관계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면서 경제 협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50여년간 경색된 외교관계가 두 나라 교역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서로 간의 의존도가 낮아진 만큼 줄어든 교역이 하루아침에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소재·부품을 조달해 와 제품을 가공해 수출했지만, 이제 부품 수입처를 중국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두 나라의 상품 교역 추이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국교 정상화가 된 1965년 한국의 대(對)일본 수출액은 4000만달러였다. 이는 당해 전체 수출 중 25.5%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대일 수출 비중은 1973년 38.5%까지 올라갔지만 한국 전체 수출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일본 경제 성장률이 연초 예상보다 저조해 소비 회복세가 느렸다”며 “스마트폰 수요 포화, PC용 반도체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대일 반도체 수출액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일 수입 비중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1967년 44.5%에 달했던 대일 상품 수입 비중은 2000년에 19.8%로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10.5%로 떨어졌다. 지난해 대일 수입액은 421억4800만달러로, 2011년부터 감소세다. 2년 연속 대일 수입이 감소한 것은 1997~199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